[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공교롭게도 네이버는 여의도와 강남에서 동시에 주인공이 됐다.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장에서는 이해진 의장을 질타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빗발쳤다. 네이버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비롯해 포털 독점 등 다양한 사안에서 쟁점의 길목에 서있는 존재였다.

그순간 강남 코엑스에서 네이버는 ‘생활환경 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선언하며 네이버랩스가 연구한 기술들을 선보였다. 더불어 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그린닷’을 소개하기도 했다. 뉴스제공형 포털의 상징이었던 네이버에겐 엄청난 변화였다.

서울의 두 개 기둥에서 이슈가 된 네이버는 이번 2018 데뷰로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새로운 네이버의 법칙?

네이버 데뷰는 2006년 사내 개발자 행사로 시작해 올해로 11주년을 맞는 대표적인 기술 컨퍼런스로, '탁월한 기술을 스스로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자'는 철학을 담고 있다. 참가 신청이 시작되면 2000명이 넘는 인원이 15초 안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참고로 지난 2017년 데뷰에서는 30초 내외였다. 

매년 절반씩 줄어드는 새로운 ‘네이버의 법칙’일까? 이는 단순히 우리나라에서 네이버가 차지하는 위치를 넘어, 개발자는 물론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데뷰에 가면 얻을 게 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 데뷰 2018 (사진=석대건 기자)
네이버 데뷰 2018 행사 현장 (사진=석대건 기자)

송창현 네이버 CTO는 “네이버는 데뷰를 통해 GPU 컴퓨팅, 머신러닝, 딥러닝, 추천 알고리즘 등 이제야 주목 받는 4~5년 전에 선보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2018 네이버 데뷰에서 핵심 주제로 거론된 ‘생활환경 지능'(Ambient Intelligence)’는 사실 이미 2017년에 어느 정도 예고편을 보여준 바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2년에 걸친 만남

당시 네이버는 7종에 달하는 로봇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때까지만 해도 하드웨어 로봇 기술은 SW 기업인 네이버의 핵심 사업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주제로 예고된 ‘생활환경 지능’과 연결성은 없어보였다.

이에 대해 2017년 데뷰 당시 석상옥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그룹 리더는 “(네이버의) 지도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 자율주행 로봇 등을 만드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고 밝혔다.

결국, 2018년 네이버 데뷰를 통해 소개된 웨이파인딩 기술인 ‘xDM 플랫폼’은 로봇의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사람과 자율주행 머신을 위한 위치 및 이동 기반 기술인 ‘xDM 플랫폼’은 네이버랩스의 맵핑 (mapping), 측위 (localization), 내비게이션 (navigation) 등 기술과 데이터의 통합 모델이다. 이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결합을 2년에 걸쳐 공개한 것이다.

네이버는 공식적으로 2019년 1월에 열리는 CES에 참가를 선언했으니, 그 시점을 로봇 하드웨어에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생활환경 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완성하는 시기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모바일 중심 선언

(사진=네이버)
개편된 네이버 모바일과 이전 모습 (사진=네이버)

이번 ‘네이버 데뷰 2018’은 단순히 미래 기술에서 끝나지 않았다.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을 가득 채우던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버리고, 검색창 위주로 개편했다. 지금의 위치를 올려준 ‘네이버 검색’을 버린 것이다. 피씨카톡에 하단에 검색창과 실시간 검색 순위를 삽입한 경쟁 포털 카카오와 정반대 행보다.

이번 개편에 대해 김광현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리더는 "메인화면을 '그린닷'(터치검색 버튼)으로 개편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네이버가 신뢰받는 서비스로 거듭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50대 이상 사용자에게 불편할 것이라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광현 리더는 "익숙함과 새로움이 담겼다”며, “새로운 것들을 익숙하게 만드는 게 네이버의 숙제"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네이버는 모바일 그린닷을 선택했을까?

이러한 네이버의 선택은 데뷰 2018의 주제로 제시된 ‘생활환경 지능'(Ambient Intelligence)’과 연결된다.

네이버는 각각 사용자에게 ‘같은 화면’이 아닌, ‘다른 화면’을 제공하기 위한 초석으로 풀이된다. 마치 모두의 생활공간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김광현 리더는 현재 고정된 형태의 그린탓 형태이지만 개인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리더는 "개인이 많은 쓰는 검색 기록이 적용”되며, "정식 오픈되면 개인 관련 키워드가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모바일 개편은 사용자층의 변화에서도 의도를 유추할 수 있다. 그 예로 동영상의 경우, 사용자 이용률에서 모바일과 PC 사용율의 차이는 극명하다.

‘2017 인터넷 동영상 시청 행태 및 동영상 광고 효과 분석 보고서’(DMC미디어)에 따르면, 네이버 TV 캐스트의 지속적으로 사용할 예정인 충성 유저의 비율은 모바일 68.6%, PC는 41.1% 인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로 드러난 약 30%의 차이는 네이버에게 더 이상 PC가 웹 환경의 중심이 아님을 보여준다.

​김광현 리더(사진=네이버)​
​그린닷의 개인화 시나리오 (사진=네이버)​

현재 진행 중인 국감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에 관한 공방이 행안부, 과방위 등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대한민국 뉴스의 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네이버는 그 핵심적인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

또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천 명에게 설문한 결과 59.6%가 '모두에게 동일한 뉴스 제공’을 선호했고, '개인 선호에 따른 맞춤형 뉴스 제공'을 선호한 응답은 17.7%에 그쳤다. 

여러 상황을 염두하면, 개인화 중심의 ‘생활환경 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선언한 네이버의 선택은 다소 무리일 수 있다. 이 갈림길에서 사용자는 어느 쪽을 택할지는 '네이버 데뷰 2019'에서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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