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공부를 하거나, 돈을 벌거나, 해외로 훌쩍 떠나거나...스무살은 사람에게도 격변의 나이다. 검색어 조작 의혹부터 드루킹까지 '트러블메이커'였던 네이버도 20주년을 맞아 확 바뀐다. 기술기업을 선언하며 사람은 빼고 기술을 더했다. 네이버의 개편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국내 검색 점유율 75%에 달하며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손꼽히는 네이버는 올해 '기술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지난 1월엔 국제가전전시회 CES에 처음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당시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자사가 개발 중인 미래 기술들을 선보였다. 

'기술기업'으로...자의인가 타의인가

지난해 불거졌던 검색어 조작 의혹부터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파장은 올해까지 계속됐다.

네이버는 풍문에 근거해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검색어 등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거나 개인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 성인/음란 혹은 불법/범죄 등의 연관 검색어는 제외하고 있다. 

다만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증위원회의 ‘네이버 노출 제외 검색어 검증 보고서’를 보면, 네이버는 2016년 10~11월 연관검색어 1만5584건과 자동완성검색어 2만3217건을 삭제했다. 검증위는 '일부 검색어는 제외 처리를 하는 것이 타당했으나, 과도한 제외 처리도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매크로를 이용한 댓글 조작 및 시간 급상승 검색어 조작 의혹 등, 네이버의 과중한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IT기업으로서 많은 사업을 진행해 오긴 했지만, 드루킹 사건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B2B 사업이나 해외로 눈을 돌리는 추세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카카오가 지정됐으며 네이버는 지난해에 이어 준대기업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매출은 각각 5조 5000억, 2조 4000억 정도다. 네이버는 매출이 2배가 넘게 많지만,  해외 법인이 많은 덕분에 대기업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이다. 대기업 집단 제도가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을 막기 위해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지=네이버)
(이미지=네이버)

'새로운 네이버', 페이-동영상 집중

또 다른 출구전략은 모바일 첫화면 개편이다. 네이버는 사람의 개입은 빼고 데이터를 이용한 개인화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3000만 사용자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뉴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첫 화면이 아닌 오른쪽으로 한 단계를 더 뒀다. 뉴스 제공 방식도 언론사의 편집가치와 인공지능 콘텐츠 추천 시스템인 AiRS로 바뀌었다. 언론사가 직접 배열한 기사와 개인화된 인공지능 추천 뉴스피드가 제공된다.

왼편(웨스트랩)에서는 이커머스가 자리잡았다. AiTEMS(상품 추천 기술)은 이용자가 관심 있어 하는 상품을 알아서 추천해주고, 추가 포인트 혜택을 통해 고객 충성도도 높이고 있다. 향후 네이버는 소비자 신용을 바탕으로 한 대출 또는 후불결제 등 확장된 금융 서비스도 출시해 나갈 예정이다.

이커머스와 더불어 동영상 서비스도 강화된다. 최근 동영상 플랫폼의 매체 영향력이 커지면서 동영상 콘텐츠와 연계된 광고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네이버 또한 대규모 개편을 통해 정면 승부에 나선 것이다.

기존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는 제도권 방송 콘텐츠를 보거나, 일반 개인 소장용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에 그쳤다. 유튜브의 경우 광고 수익 배분을 통해 인플루언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플랫폼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선순환을 통해 생태계는 확장된다. 

(이미지=IBK투자증권)
(이미지=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년 모바일 동영상앱 점유율은 유튜브가 85.4%로 월등히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아프리카TV가 3.5%, 네이버TV는 2.1%를 차지했다.  

이에 네이버는 상반기 중, 동영상 편집 에디터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동영상 콘텐츠 노출을 시작한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보상할 수 있는 방식도 고안 중이다.

브이라이브(V LIVE)와 스튜디오N를 통한 콘텐츠 차별화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브이라이브는 누적 7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매달 3,000만명이 방문하는 등 글로벌 '덕질' 플랫폼으로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현재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유명 아이돌이나 배우들만 사용하고 있으나, 향후 인플루언서들도 플랫폼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또한 스튜디오N은 웹툰과 웹소설 기반의 2차 콘텐츠를 다수 준비 중이다. 특히 '마음의 소리'나 '타인은 지옥이다' 등 인기 IP를 이용한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창사 20주년을 맞아 "인터넷 업계 특성상 따라가기에도 벅찬 감이 없지 않지만, 늘 해오던 대로 진행 중인 사업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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