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패션 창업의 꿈은 어려서부터 키워왔다. 대학 전공으로 당연히 패션을 택했으나 유통 현장으로만 눈이 향했다. 군 제대 후 무작정 동대문에 뛰어들었다. 의류 도매부터 원단을 다루는 일까지 하루하루가 신기했다. 그러던 중 운동화 특히 스니커즈 종류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하나같이 지루한 디자인 나열이었다.

지난 2015년 운동화 브랜드 '23.65'를 창업한 구교민 대표는 지루한 디자인을 고쳐보겠다는 의지가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수많은 패션 분야 중 운동화 디자인에 집중 사업을 키워 낼 자신이 있었다.

구교민 대표는 “아직 신인이지만 창업부터 현재를 돌아봤을 때 지루함에 맞선 나날이고 밋밋한 스타일의 천편일률 스니커즈와 다른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며, "누구나 편히 신을 수 있으면서도 각각의 매력을 가진 운동화가 지향점이다”라고 말했다.

구교민 23.65대표

타깃은 10~20대 남녀로 좁혀 잡았다. 일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지루함과 싸운다지만 너무 튀는 스타일은 지양한다. 언뜻 단순해 보일 수 있으나 무언가 디자인 특징을 갖춘 신발이 23.65의 상징이다.

최근의 효자상품만 봐도 색다른 스프라이트 문양이 눈에 띄지만 운동화 전체적으로 과하게 화려하지는 않다. 간헐적으로 브랜드 로고와 메시지를 크게 넣은 실험에도 나선다.

또한 굽높이와 쿠션 소재 등은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온라인으로 고객과 소통하다 보니 입소문 규모가 자연스럽게 커졌다.

구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제 눈에 예쁜 신발’에 집중했으나 어느 날부터 고객들과 소통 폭이 늘면서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며, "고객 의견을 받아들여 제품을 개선하고 쇼핑몰에 다시 올리는 프로세스도 일상화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독불장군 디자인 대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고 덧붙였다.

특별한 개성 운동화 23.65홈페이지 이미지

실적 측면에서도 성장세가 거침없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뛰어올랐다. 명동과 홍대의 유명 멀티샵에 들어서더니 백화점 입점까지 추진 중이다. 또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해외고객 대상 쇼핑몰도 준비 중이다.

구 대표의 시선은 이미 글로벌에 향해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바이어를 통한 판매에서 성공 가능성을 크게 엿봤다. 새로운 K패션을 찾는 일본 고객들에게 한국 디자이너의 운동화는 신선하게 받아 들여졌다. 특별한 개성을 중시하는 현지 특성 역시23.65와 궁합이 맞는 부분이다.

그는 “한국에서 이슈를 만들겠다는 단기적 목표와 일본 고객들을 살피면서 온라인 수출에 대한 눈이 뜨인 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은 물론 운동화 분야에서 K패션의 강점을 알려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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