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여고생들과의 패션 토론은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그들의 패션 관심사에서 향후 등장할 트렌드가 속속 보였다. 한편으로는 홀쭉한 지갑 사정에 맞춰 맵시를 스스로 제한해야 하는 ‘청소년 고민’을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

근래 10대~20대 여성 타깃으로 급성장한 패션 브랜드 ‘디데이걸’은 이런 대목에서 출발했다. 창업자 김혜원 대표가 입시공부를 돕던 고교생들과 맺은 인연이 사업 자양분이 된 것. 수업 후에는 인생 멘토로서 공통 관심사인 패션을 자연스럽게 논했고, 일종의 타깃 전략이 고도화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옛 제자들과도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메인 모델도 그 중 한 명이죠. 학생들이 큰 돈 들이지 않고도 패션 감각을 뽐낼 수 있도록한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과 나눴던 고민들이 디데이걸의 정체성이 됐어요.”

김혜원 디데이걸 대표

특기는 단순하면서도 여성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전진 배치한 디자인. 원피스와 티셔츠, 액세서리 등 다양한 의류 저마다 독창적 디자인 포인트를 갖고 있다. 신상품 업데이트 규모가 매주 40~100여종에 달해 고객 선택권도 넉넉하다. 최근에는 가을 신제품으로 가디건과 체크무늬 투피스가 베스트셀러다.

고객들과의 다방면 소통은 연일 온라인 화제를 모아온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스튜디오로 재정비한 가정집에서 모델이 직접 촬영하는 셀프 카메라 화보 컷이 유독 눈에 띈다.

친구가 추천해주는 듯한 친근한 느낌을 표현한 것인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팔로워 규모를 확 늘릴 수 있었다. 고객 입장에서 모델과 거리감이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강점을 김 대표는 누차 강조했다.

“화려한 모델의 화보 컷이 중요한 브랜드가 많지만 디데이걸의 지향점은 아닙니다. ‘나도 저렇게 입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전하는 방법이 중요해요. 친구 같은 모델과 브랜드는 분명히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1020 패션 브랜드 ‘디데이걸’ 메인 화면 이미지

이같은 전략상에서 진행한 ‘친구랑 함께 입자’ 나눔 이벤트는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끌어올려줬다. SNS 콘텐츠 작성 고객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인기제품 두벌을 경품으로 준다. 친구와 함께 입으라는 메시지다. 특히 여고생들 사이에서는 핫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역시나 단순 이벤트를 넘어서 고객 소통을 이어가는 중요한 채널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노력은 준수한 실적 상승세로 이어졌다. 지난해 초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온라인 쇼핑몰은 월 매출 30%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요즘 10대~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패션을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는 평가에 힘이 붙었다.

김대표는 “주문 배송지가 학교나 기숙사로 돼 있을 때, 타깃 전략이 적중했다는 생각이 들고, 브랜드 성장을 지원해 준 고객들과 친근한 인연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 젊은 고객들의 패션 고민을 들어주는 브랜드 전략이 계속될 것이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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