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이 계정 추상화가 연구 단계에서 생산 단계에 접어 들었다고 밝혔다.[사진:박건도 기자]
비탈릭 부테린이 계정 추상화가 연구 단계에서 생산 단계에 접어 들었다고 밝혔다.[사진:박건도 기자]

[디지털투데이 박건도 기자] 비탈릭 부테린이 계정 추상화가 연구에서 실제로 제작되는(production) 단계로 접어 들었다고 밝혔다.

비탈릭 부테린은 27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린 '비들아시아 2024'에 참석해 '계정 추상화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전했다.

비탈릭은 "그동안 이상적인 계정 모델에 대한 논의가 추상적인 수준에서 진행돼 왔다"며 "이제 계정 추상화는 연구 에서 제작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정 추상화란 이더리움 트랜젝션에 필요한 '외부 소유 계정(EOA)'과 '계약 계정(CA)'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이다.

EOA는 송금과 입금이 모두 가능한 계정이다. CA는 입금만 가능하다. EOA는 이더리움 트랜잭션을 발생시키 위해 필요한 개인키(Private Key)와 주소를 담고 있다. 키는 계좌 비밀번호, 주소는 계좌번호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CA는 개인키가 없다. 따라서 트랜젝션을 발생시킬 수 없다. 즉 송금이 불가능한 것이다. 대신 자체 데이터 저장소에 계약 코드를 담고 있는데, 이 코드는 특정 조건에서만 실행된다. 

EOA는 송금과 입금이 모두 가능하지만 개인키를 잃어버리면 계정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CA는 자체 데이터 저장소가 있어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있지만 개인키가 없기 때문에 트랜젝션을 수행할 수 없다. 

비탈릭에 따르면 계정 추상화는 기존 웹3 월렛의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사진: 박건도 기자]
비탈릭에 따르면 계정 추상화는 기존 웹3 월렛의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사진: 박건도 기자]

비탈릭 부테린은 계정 추상화를 통해 각 계정이 갖고 있는 한계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정을 추상화해 개인키 하나를 분실해도 트랜잭션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비탈릭에 따르면 계정 추상화는 기존 웹3 월렛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비탈릭은 계정 추상화가 되면 기존 웹3 월렛에서 사용해오던 시드구문이 필요없다고 말한다. 키를 분실해도 다른 키가 있기 때문에 시드구문으로 복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온체인 환경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려면 웹3 월렛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 월렛을 개설하는 절차가 번거롭고 복잡해 웹 3 대중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메타마스크, 카이카스와 같은 웹3 지갑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인키 분실에 대비해 이를 복구할 수 있는 12개 단어를 종이나, 다른 저장공간에 기록해야 한다. 이 12개 단어를 시드구문이라고 부른다.

비탈릭 부테린은 "계정 추상화를 활용하면 키를 분산할 수 있다"며 "키 하나를 분실해도 다른 키를 통해 자산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계정 추상화가 편의성 뿐만 아니라 보안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양자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키가 탈취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키를 하나만 생성할 경우 해당 키가 해킹면 월렛을 되찾을 방법은 없다.

비탈릭 부테린은 "최근 월렛은 하나의 키로만 제어할 수 있지만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른 키로도 제어하고 싶은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테린은 이날 체인 추상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비트럼, 비트코인 등 각 블록체인마다 특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면서도 체인 추상화를 통해 생태계를 표준화하고 확장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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