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자회사 앱솔릭스가 공개한 유리기판 [사진: SKC] 
SKC 자회사 앱솔릭스가 공개한 유리기판 [사진: SKC]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HBM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세대 패키징 기술 중 하나인 '유리기판(Glass Substrate)'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HBM 패키징 과정에서 쓰이는 실리콘 인터포저에 대한 생산성 및 비용에 유리기판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SK하이닉스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제품 대량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양산 후 고객 공급은 업계 최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를 겨냥한듯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4'에서 12단 HBM3E 실물을 공개했다. 앞서 SK하이닉스가 고객사에 공급하는 HBM3E는 8단이다. 

동일한 높이에 12단으로 D램을 적층할 경우 같은 HBM3E이라도 8단 대비 성능·용량이 50% 이상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고객 샘플링 중이다.

이에 맞불놓듯 SK하이닉스도 12단 HBM3E를 공개하며 고객 일정에 맞춰 12단 HBM3E 제품화를 진행 중이라 전했다. 미국 지난날 26일 미국 마이크론도 HBM3E 생산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HBM이 탑재되는 반도체는 2.5D 구조로 패키징된다. AI칩, CPU, GPU 등 2개 이상의 반도체 칩을 웨이퍼 상에서 중간 기판 격인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상호 연결한 뒤 인쇄회로 기판(PCB)에 올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다른 종류의 반도체 칩을 하나의 기판에 집적해 시스템 성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TSMC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는 이유는 CoWoS라는 2.5D 패키징 기술을 보유하기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가 공개한 유리 기판 [사진: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공개한 유리 기판 [사진: 삼성전기]

하지만 HBM이 8단, 12단 등 집적도가 올라갈수록 실리콘 인터포저 공정 비용도 커진다. 더불어 기술 난도가 높아져 공급 차질까지 발생하게 된다. 

유리기판은 실리콘 인터포저를 활용하는 제조 공정의 복잡성과 높은 비용의 대안으로 꼽힌다.

게다가 MLCC 등 반도체 소자까지 유리기판 안에 내장할 수 있어 기판 위에 더 많은 칩을 탑재할 수 있다.

현재 유리기판 양산 및 공급 실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SKC와 삼성전기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앞세워 유리기판 시장 선점을 노린다. 이미 2021년 HPC용 유리기판을 개발했다.

김성진 앱솔릭스 CTO는 2022년 11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패키징 공정과 제품에 대한 기술 검증은 이미 끝난 상태"라며 "양산 수율 확보를 위한 양산 공정화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에 유리기판 공장을 완공하면서 양산 체제도 구축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CES 2024에서 유리기판 실물을 공개하며 관심을 끌었다. 당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유리 기판 수요가 점점 늘고 기술 개발로 세 차례 샘플 개발에 성공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기 세종 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내년에 시제품을 내놓고 2026년에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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