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S23 [사진: 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S23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AI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글, 오포, 샤오미 등이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제품을 내놨거나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AI폰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외신 등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 영국 지식재산청에 각각 AI스마트폰·AI폰으로 상표권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자체에서 생성형 AI 모델을 구동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서버에서 구동되는 챗GPT와 상반되는 방식이다. 기기 자체에서 거대언어모델(LLM) 등 AI를 구동하게 되면 클라우드 대비 확장성은 줄어들지만, 기기 내 연산으로 클라우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미지·언어 등 생성 결과값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사용자에 맞는 AI 분석·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온디바이스 AI를 내년 스마트폰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에는 이를 위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공개했다. 삼성 가우스는 실시간 통역 통화, 영상 및 이미지 화질 개선 등의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온디바이스 AI의 확장성은 클라우드 AI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AI인 '갤럭시AI'를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기능은 온디바이스 AI로 처리하되, 수많은 연산이 필요한 기능은 클라우드로 보내 처리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의 AI 스마트폰 적용 계획은 내년 초 출시되는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4'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온디바이스 AI 적용 등 새롭게 전환되는 시장 분위기에 맞춰, 예년(2월1일)보다 2주 가량 앞당긴 1월17일에 출시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업계 등에서 언급되는 출시 행사(언팩) 장소도 눈에 띈다. 추정되는 언팩 행사 장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로,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열리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 내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AI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MX부문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가 큰 폭의 실적 사이클을 갖고 있어 시기마다 실적 변동의 폭이 매우 크다. 따라서 스마트폰 부문 매출을 확대해 실적 구조를 비교적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AI폰 출시는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반전시키기 위한 '게임체인저'로서의 의미도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10년이 지남에 따라 상향 평준화, 미진한 성능 개선 등으로 소비자 교체주기가 늘어나는 정체 시기에 도달했다. 새로운 교체 수요와 판매 확대를 이뤄내려면 기존보다 큰 혁신적인 기능이 필요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키 팩터로 생성형 AI가 지목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또다른 주력 사업인 시스템반도체 영역의 반전을 줄 수 있는 요소로도 꼽힌다.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논란으로 플래그십 모델에서 배제된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돌아올 예정이어서다. 갤럭시S24에 탑재될 '엑시노스2400'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원가 개선과 이미지 쇄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아울러 이 칩을 생산할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도 4나노미터(㎚) 공정 경쟁력을 다시 한번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려는 곳은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다. 구글, 오포, 샤오미 등이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제품을 내놨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았던 애플도 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글은 지난 10월 AI 성능을 강화한 '텐서 G3'이 탑재된 스마트폰 픽셀8'을 출시했다. 텐서 G3에는 구글의 AI 모델 실행에 최적화된 텐서처리장치(TPU)가 탑재됐다. 이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AI챗봇 서비스 바드와 구글 AI 비서가 합쳐진 '구글 어시스턴드 위드 바드' 기능이 구동된다.

샤오미는 '샤오미14' 시리즈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했으며, 오포도 자체 개발한 '안데스GPT'를 '리노(Reno)11'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애플도 내년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운영체제인 iOS18에 생성형 AI를 추가하는 식으로다. 이를 위해 자체 LLM인 '에이젝스(Ajex)'를 개발했고, 채솞 '애플GPT'를 구축해 관련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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