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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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경영진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 계열사 구조조정, 실적 부진 등에 이어 사법 리스크마저 현실화했다. 여기에 정치권의 공세도 계속되고 있어 풍전등화 상태다.

19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다.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SM엔터의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다. 올 초 카카오는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두고 공개매수를 진행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배 대표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또한 피의자들이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5%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외에도 특수관계자 등이 개입해 사실상 5%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배재현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 공동체 경영진 3인에게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 중 배재현 대표만 구속됐다. 다른 2명에게는 발부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카카오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라며 “혐의 사실 관련해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배 대표는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다. 이에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전략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배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카카오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며 카카오의 신사업을 담당해왔다. SM엔터 인수에도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최근 카카오는 SM과의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던 상황이다. 하지만 배 대표의 부재에 카카오가 그리던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뿐만아니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19일 저녁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에게 오는 23일 오전 출석을 통보했다. 이번 소환 통보에 따라 에스엠 시세조종과 관련한 금감원 특사경의 수사가 김 전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 경영진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에 이어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내외부적으로 계속해서 풍파를 맞고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으로 어수선한 상태다. 지난 6월부터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 노동조합은 두 차례의 집회를 열고 책임 경영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컨트럴타워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영진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 재무그룹장(CFO)은 법인 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사적으로 결제해 경영진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카카오 노동조합은 해당 재무그룹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런 가운데 카카오 주가 15만원이 될때까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남궁훈 전 대표가 스톡옵션으로 94억원을 넘는 차익을 남기면서 공분을 샀다. 남궁훈 전 대표는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책임을 통감하며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당시 수습은 안 하고 대표직 사퇴로 무마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외부적인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정치권으로부터 포털 책임론 공세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포털 다음의 항저우 아시안 게임 응원 클릭 서비스 조작 논란, 시민단체로부터 가상자산 이용·횡령 배임 고발, 계열사들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논란 등에 잇따라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실적도 주춤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뒷걸음질 중이다. 올해 1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711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33.7% 급감한 1135억원에 그쳤다. 3분기 역시 영업이익이 10% 넘게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대내외적인 부침에 주가도 내리막을 걷는 중이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20만원을 돌파했던 카카오의 주가는 20일 기준 4만원대가 무너지면서 3만9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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