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웅제약]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웅제약]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표적인 희귀질환으로 꼽히는 특발성 폐섬유증 시장 진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며 폐 기능이 저하되는 희귀질환으로,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베링거인겔하임 닌테다닙, 인터뮨 피르페니돈 등이 약제로 사용되지만 폐 기능 저하를 늦추는 수준이며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제가 전무하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40%에 못 미친다.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병이다보니 글로벌 제약사뿐 아니라 대웅제약, 한미약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나이벡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개발에 속속 참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앞선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DWN12088’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심사(패스트 트랙) 개발 품목으로 지정됐다. 국내 제약사로는 최초다.

DWN12088은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세계 최초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이다. PRS 단백질은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준다. DWN12088은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FDA 패스트 트랙 지정을 계기로 글로벌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삼중 작용 바이오신약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HM15211)는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받았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GLP-1 수용체, 글루카곤 수용체 및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3중 작용제다. ▲섬유화를 억제하는 글루카곤 ▲인슐린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분비 및 항염증 작용의 GIP를 동시에 표적한다. 한미약품은 특발성 폐섬유증 동물모델에서 항염증·항섬유화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이 후보물질은 세포 섬유화와 관련된 효소의 일종인 오토택신 저해제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이 이뤄졌으나, 이듬해인 2020년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베링거인겔하임이 후보물질의 잠재적 독성을 우려해 브릿지바이오에 권리를 반환했다.

나이벡은 최근 폐섬유증 치료제 ‘NIPEP-PF’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 나이벡은 NP-201 글로벌 임상 1상을 호주 ‘CMAX 임상시험 센터(CMAX)에서 18~60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32명을 총 4그룹으로 나누어 용량을 증가하면서 약물을 투여하고, 약동학적 특성,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나이벡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허가 받은 폐섬유증 치료제는 총 2종류가 있지만 모두 섬유화 억제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기전의 의약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호주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개발 및 기술수출(L/O)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세계 시장 규모는 2027년 52억6800만달러(7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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