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합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이 확실시되면서 보다 현실성 있는 5G 중간요금제를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통3사는 5G 가입자 증가로 인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과 마케팅비 안정화 속에서 하반기에도 분기별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통사들이 다양한 5G 중간 요금제 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여야 정치권과 시민 단체들의 요구다.

19일 증권가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추정치의 평균)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예상 영업이익이 5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예상 영업이익은 2791억원으로 4% 수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3사 합산 예상 영업이익은 1조2502억원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 3사 모두 일회성 비용 영향권에 있다. 마케팅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인건비가 발생해 (실제)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통3사 모두 5G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수익이 매우 좋아지고 있다. 5G 평균 요금은 약 7만원으로 높은 ARPU을 기록하는 가입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5G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10GB미만을 제공하는 월 5만원 이하 요금제와 10GB~12GB를 제공하는 월 5만5000원 요금제, 100GB 이상을 제공하는 고가 요금제(6만9000원~7만5000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동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업셀링(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가격이 더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판매방식, Up-selling)이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이 최근 신고한 중간 요금제 기본 데이터량(24GB)은 5G 이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 보다 낮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이용자들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7GB(5월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출시 준비 중인 SK텔레콤 등의 5G 중간요금제가 이통사 매출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한 면피용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유보신고제 대상인 SK텔레콤이 24GB 정도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KT와 LG유플러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 유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통사의 자발적인 요금 경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5월에는 이동통신3사 5G 가입자는 24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말 5G 가입자는 3000만명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안정화 현상도 수익에 분명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 지출이 1분기와 유사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이사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반영됐던 주식 보상비가 빠지고 가입자 마케팅 안정화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의 수익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통사가 최소 데이터 30GB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매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당인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동통신사가 뒤늦게 비판을 받은 요금체제 시정안을 내는데, 먼저 하겠다는 회사가 월 사용량 24GB를 중간요금제 대상으로 한다”며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평균 사용량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또 고가 요금제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동통신사가 진짜 소비자를 생각하는 정책을 한다면 또 하나의 구간을 만들거나 월 사용량을 30GB 정도로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도 비판적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실제 사용량에 맞는 수준의 요금제가 필요한 만큼 2가지 구간 정도는 나와야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며 “24GB 데이터 제공은 생색내기를 넘어서기 힘들다”고 말했다.

중간요금제 도입의 핵심은 SK텔레콤이 신청한 24GB 5만9000원 5G 요금제와 같이 단품 중간요금제만 나오면 된다는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 데이터 소비량에 비례하는 구간별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즉 중간요금제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10GB~110GB의 중간에 20GB 수준의 요금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 아니라 10GB~30GB, 30GB~50GB, 50GB~70GB, 70GB~90GB, 90GB~110GB 구간으로 요금제를 추가적으로 만들어야 이용자가 각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중간요금제를 논하기에 앞서 현재 5G 요금제 중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가입자를 위한 3만 원대, 4만 원대 요금제도 출시되어야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는 논리다 .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정보통신방송미디어)은 “5G 중간요금제를 논하기에 앞서 현재 5G 요금제 중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가입자를 위한 3만원대, 4만원대 요금제도 출시돼야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계통신비는 단순히 통신사업자가 부과하는 요금제만의 문제가 아니고, 고가의 단말기 비용부담이 통신비에서 차지하는 문제도 매우 크다. 따라서 단말기 가격 인하 방안, 다양한 자급제폰 및 보급폰 공급 확대 등의 문제도 정책적으로 해소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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