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경기도 안산 본사 [사진: 서울반도체]
서울반도체 경기도 안산 본사 [사진: 서울반도체]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서울반도체가 차량용 조명 사업에 힘을 쏟는다. 올 들어 어려움이 예상되는 정보기술(IT)·TV용 LED 사업에서 미래 성장동력인 차량용 조명으로 매출 영역을 넓히려는 구상이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2845억원, 영업손실은 7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익에서는 직전분기에 이은 2분기 연속 적자 행보다. 디스플레이 전방 산업 부진이 한몫했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전환으로 LCD 등 매출이 증가하며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 전환 추세와 계절적 비수기가 합쳐지며 모니터, TV, 노트북 등 전반적인 패널 수요가 크게 줄었다. 패널 업체의 부진이 서울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러-우크라 침공 사태 장기화와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조치도 악재다.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중국 주요도시가 봉쇄되면서 부품 공급길이 막혔다. 물류 차질로 해운 등 물류 운송비가 치솟고 노트북 등 완제품 제조 차질이 생기면서 고객 수요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더욱 부추긴 것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 반등은 올해 안에 쉽지 않을 전망이다. LCD 수요 급감과 경기 침체, 중국 봉쇄 상황마저 장기화되면서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IT용 LED를 생산하는 서울반도체 등 LED 업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반도체는 신사업인 자동차용 LED 부문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기차 시장과 함께 차량용 LED 탑재량이 늘면서 IT 부문 수요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용 LED 시장은 전기차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차량용 LED 헤드램프는 침투율이 60%였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는는 90%에 달했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전력이 곧 주행거리인만큼 전력 효율이 뛰어난 LED 채택률이 높다. 전기차 판매가 늘면 늘수록 차량용 LED 매출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는 서울반도체가 2분기부터 차량 LED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TV, 스마트폰, PC용 모니터 등 IT 수요는 둔화되겠지만 차량 LED 부문은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용 매출액은 자동차용 반도체의 수급 상황이 일부 완화되며 완연한 회복세를 시현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매출액 증가와 더불어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연결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의 실적도 전분기대비 개선될 것으로 추정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시장 진출에 따른 완성차 고객 다각화도 예상된다. 서울반도체의 차량용 LED는 장안자동차, 상하이자동차GM우링(SGMW; SAIC-제너럴모터스-우링 합작회사), 니오 등 중국 업체에 주로 탑재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 사업본부 본사를 독일로 옮기며 유럽 자동차 LED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시장 진출 이후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지난 4월 독일서 개최된 국제 자동차 조명 심포지엄(ISAL)에서 와이캅(WICOP) 기반 차량용 헤드램프 등이 독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유럽 업체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시장 진입을 위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운 셈이다.

관건은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인 자동차 부품 공급망 진입 여부다. 완성차 업계는 부품이 곧 안전성과 직결되는 만큼 한번 거래를 시작한 부품 공급사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독일 오스람, 일본 니치아, 미국 루미레즈 등 기존 강자를 밀어내는 게 핵심이다.

전세계적인 산업 재편으로 부품 공급망 판도가 바뀌는 가운데, 서울반도체가 차량용 LED 시장에서 빛을 발휘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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