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 로고.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 로고. [사진: 신한은행]

[디지텉투데이 문정은 기자] 신한은행이 만든 배달앱 '땡겨요'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와 가맹점 대상 과감한 혜택을 제공하며 초기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기존 배달앱과 차별화 전략이 주목되는 가운데, 궁극적으로 연계 금융상품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베타 서비스 기간까지 포함하면 땡겨요가 나온지 약 한달 정도 지났다. 아직 기존 공공 배달앱을 뒤쫓는 정도다. 19일 구글플레이 스토어 인기 식음료에서 배달앱만 추리면 상위 3개사는 여전히 쿠팡이츠와 배달요기요, 배달의민족이다. 뒤를 이어 배달특급(경기도 공공배달앱), 먹깨비(공공배달앱), 대구로(대구형 배달앱), 그리고 땡겨요가 있다. 

땡겨요의 경우 기존 배달앱보다 사용 가능한 지역이 제한적이고 이용 시간도 오전 9시~오후 12시까지 정해져 있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땡겨요는 서울 광진구와 관악구, 마포구,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6개 지역에서 사용 가능하다. 

거주 공간인 광진구에서 땡겨요로 음식을 주문해 봤다. 별도 땡겨요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지만, 신한은행 자체 모바일 뱅킹 앱 '신한 쏠(SOL)' 첫 화면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땡겨요 홈 화면에는 음식 메뉴 카테고리와 할인 가맹점, 맛스타 리뷰, 테마 메뉴 추천 등이 나온다. 기존 배달앱에 학습돼 있더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는 쉬운 UX(사용자 경험)이었다.

배달앱 후발주자로서 땡겨요는 소비자와 가맹점 대상 공격적인 마케팅 및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 앱 '신한 쏠(SOL)' 첫 화면 하단 메뉴에서 땡겨요를 접근할 수 있다. [사진: 쏠 화면 캡처] 
모바일 뱅킹 앱 '신한 쏠(SOL)' 첫 화면 하단 메뉴에서 땡겨요를 접근할 수 있다. [사진: 쏠 화면 캡처] 

소비자 대상으로는 첫 주문에서 사용 가능한 5000원 쿠폰을 제공하고, 첫 주문 배달이 완료되면 두 번째 주문에서 사용 가능한 5000원 쿠폰을 추가로 제공한다. 

커피와 샌드위치 메뉴를 정하고 식당을 검색해 보니, 익숙치 않은 상호들이 많았다. 알려진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인사업자들이 상당수다. 땡겨요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동네 배달앱'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하고, 소비자와 가맹점인 소상공인, 배달라이더까지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상생 배달앱'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에 신한은행은 '맛스타 리뷰'를 홈 화면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 간 리뷰를 공유토록 하고,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포인트를 지급하는 구상해놨다. 낯선 곳들이 많아 리뷰를 찾아볼 수밖에 없다. 맛스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본인 계정으로 리뷰를 올리면 SNS 게시판처럼 공개되고, 타 계정이 이를 보고 해당 음식을 장바구니에 바로 담을 수 있고 나를 팔로우할 수도 있다. 실제 내가 올린 리뷰를 보고 타 계정이 주문까지 한다면 보상 포인트도 주어진다.

즉, 플랫폼 참여에 따라 포인트를 쌓을 수 있도록 해 앱 활성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신한은행은 수수료 부담도 확 낮췄다. 가맹점에게는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를 받지 않는 것으로 혜택을 시작해, 중개 수수료율 2%를 적용하는 등 소상공인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가맹점을 검색하고 주문, 배달시킨 음식을 받을 때까지 전 과정은 꽤 매끄럽게 진행됐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기존 배달앱과 견줄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리뷰를 하고, 공개된 리뷰를 통해 타계정이 주문까지 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사진: 땡겨요 앱 화면]
리뷰를 하고, 공개된 리뷰를 통해 타계정이 주문까지 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사진: 땡겨요 앱 화면]

다만 은행이 만든 배달앱으로서 차별화는 아직 소비자 입장에서 발견하기 어려웠다. '땡겨요페이'에서 계좌나 카드를 등록해 결제하면 0.5% 포인트 추가 적립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지만, 배달의민족도 유사 결제 서비스 '배민페이'를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이 예고한 소비자 대상 땡겨요 금융상품은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 땡겨요 앱 등에서 발급 가능한 '땡겨요 전용 신용카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 카드로 땡겨요에서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10%를 마이신한포인트 적립 혜택도 있다. 

땡겨요 입점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출 상품은 진작 내놨다. 최근 신한은행은 땡겨요에 입점한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한 '땡겨요 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 계좌로 입금되는 매출데이터를 분석해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토록 했다. 땡겨요에서 발생한 매출정산대금 수령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하면 0.5%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신한은행은 궁극적으로 땡겨요를 통해 플랫폼 성장과 연계 금융상품 출시를 통한 수익화 등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땡겨요는 별도 앱뿐만 아니라 자체 모바일 뱅킹 앱 '신한 쏠(SOL)' 첫 화면에서도 접할 수 있다.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신규 고객 유입 및 앱 사용 활성화를 유인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렇게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쌓아 '땡겨요 사업자 대출'처럼 신한은행만이 내놓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땡겨요 이용자 대상으로 혜택을 늘리는 대신 소비자, 입점 가맹점, 배달 라이더 대상 특화 금융상품을 만들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인 것이다. 

이에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 설계를 위해 데이터 분석 역량이 중요해 보인다. 주성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효과적인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위해서는 고객 유입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제휴처 선정과 축적된 고객 데이터의 분석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플랫폼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핵심과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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