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시중은행들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시중은행들이 택배부터 음식배달 서비스까지 비금융 서비스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용자들의 애플리케이션(앱) 활동을 늘리고 비금융 데이터를 모아 경쟁력 있는 금융 상품을 내놓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우리은행은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제휴를 맺고 우리WON뱅킹에서 편의점 상품을 주문, 배달해 주는 'My편의점'을 시작했다. 

My편의점은 우리WON뱅킹으로 오전 11시부터 밤 11시 사이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식료품 및 생필품 등을 1만5000원 이상 주문, 결제시 고객 신청한 장소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이는 세븐일레븐 회원가입 없이 우리WON뱅킹 고객이면 이용 가능하다. 

앞서 우리은행은 택배 서비스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택배 플랫폼서비스 전문업체 파슬미디어와 함께 출시한 'My택배' 서비스다. ▲기사 방문택배 및 편의점택배 예약·결제 서비스 ▲개인별 휴대폰 번호 기반 택배 운송 상태 조회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My편의점'과 'My택배'는 우리WON뱅킹 앱 첫 화면에 배치돼 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8월 모바일 뱅킹 앱 '올원뱅크'에서 꽃 배달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올원뱅크에서 한국화훼농협의 꽃다발과 화한, 난 등의 상품을 등록된 농협계좌와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NH농협경제지주와 제휴를 맺고 국내산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농협 LYVL(라이블리)'도 열었다.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 베타 서비스를 22일 오픈했다.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 베타 서비스를 22일 오픈했다.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별도의 앱으로 생활 플랫폼을 내놨다. 신한은행은 22일 배달앱 '땡겨요' 베타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는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 받은 음식주문중개 플랫폼으로 금융권 최초다. 

땡겨요의 슬로건은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동네 배달앱'이다. 이용자인 고객과 가맹점인 소상공인, 배달라이더까지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 배달앱을 추구한다. 

신한은행은 땡겨요의 고객 끌어들이기를 위해 리워드(보상) 정책 및 할인 혜택, 개인 맞춤형 메뉴 추천 서비스 등을 마련했다. 또 가맹점에게는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를 받지 않고,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 수수료율 2%를 적용하는 등 소상공인의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같은 은행들의 행보는 우선 앱 사용 활성화를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세대가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 업체들의 금융 서비스 영역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금융 서비스만으로는 기존 주거래 고객도 뺏기게 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쌓은 비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한은행의 경우 땡겨요 서비스를 통해 가맹점 데이터가 쌓일 것이고, 이를 신용평가에 활용해 관련 대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금융 이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씬파일러'들의 비금융 데이터가 쌓이면 이들을 위한 금융 상품 개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의 이같은 시도들이 실제로 유의미한 소비자 유입을 끌어들여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미 시장에는 배달 앱에서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을 운영하거나 편의점 및 마트 배달을 지원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비금융 서비스를 내놓으며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이때 서비스 공급자 입장보다 소비자 편익 관점에서 강력한 유인책이 마련돼야 이 서비스들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플랫폼 사업에서는 네트워크 효과를 위해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초기 대규모 투자 등 은행의 전통적인 투자 방식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며 "출시 이후에도 지속저인 고객 피드백과 이해 관계자 관리를 통해 플랫폼을 개선시켜야 하므로 은행은 플랫폼을 전담하는 애자일 조직을 통해 밀착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