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2022년 1월 보급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1 팬에디션(FE)’ 출시를 확정했다. 다만 국내 판매는 하지 않고, 유럽 등에서 일부 통신사를 통해서만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등에서는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이 강세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판매량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FE 시리즈가 정규화 브랜드가 됐다.

하지만 갤럭시S21 FE는 갤럭시S20의 부품 재고 소진을 위한 스마트폰인 셈인데,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로 지난 8월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에 지장이 생겼다. 갤럭시S21FE 출고 시기를 놓쳤지만, 결국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갤럭시S21 FE는 내년 1월5일부터 8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갤럭시S21 FE는 2022년 1월5일부터 8일까지(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1월 중순부터 유럽 통신사 등에서 갤럭시S21 FE를 판매할 계획이다. 다만, 국내 출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21 FE는 지난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1의 보급형 모델로, 성능은 갤럭시S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슷하지만 디스플레이(해상도, 커버 유리)나 램(RAM)등의 성능을 낮춘 실속형 제품이다. 갤럭시S21 FE는 6.5인치 디스플레이에 스냅드래곤 888 프로세서를 적용하는 것이 확실시된다. 화면 해상도는 1080x2009, 480 DPI(Dots Per Inch)다. 또한 앞서 IT팁스터, 주요 외신 등을 통해 유출된 정보를 종합하면 갤럭시S21 FE는 초고속 충전 기능을 갖춘 4400mAh 배터리를 지원한다. 보라색·흰색·녹색·회색·검정색 등 5가지 이상의 컬러로 판매될 것으로 관측된다. 

레츠고디지털에 따르면 갤럭시S21 FE는 전작(갤럭시S20 FE)처럼 120헤르츠(Hz) 주사율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5G 모델로만 출시되며 6GB(기가바이트)와 8GB 메모리 모델로 구분돼 나오며 128GB·256GB 저장공간(스토리지, 용량)을 갖춘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25W(와트) 유선, 15W 무선 충전을 지원할 전망이다.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는 기본 구성품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S시리즈인 만큼 IP68등급 방수·방진을 지원하고 3.5mm 오디오잭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렌더링을 보면 후면 카메라 모듈(인덕션)과 본체 색상이 일치됐다. 갤럭시S21처럼 모듈이 측면과 붙어있지 않고 섬 형태로 분리된 모습이다. 갤럭시S21 FE는 전작처럼 전면에 3200만 화소 카메라를 적용하고 후면에 1200만 화소 기본 카메라,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8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3개) 카메라를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1의 성적이 부진한 만큼, 갤럭시S21 FE의 출고가를 삼성이 전작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20 FE의 가격은 89만9800원이다. 70만원대 후반에서 80만원대 초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작년 9월 공개한 ‘갤럭시 S20 FE’는 같은 해 초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를 기반으로 속칭 ‘가성비’를 강조해, 한 달 만에 200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원래 갤럭시S21FE를 지난 8월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발목을 잡았다. 시기를 놓친 상황에서 갤럭시S21 FE 보다 갤럭시Z플립3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갤럭시S21 FE가 늦어질 경우 ‘갤럭시S22 시리즈’와 출시 시기가 겹쳐 갤럭시S22 판매 및 마케팅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작년 ‘갤럭시S20 FE’를 시작으로 FE 브랜드를 정규 제품군에 포함한 상황이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로 부품 소진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출시했던 FE가 이제는 삼성전자의 주력폰으로 등장하는 추세인 것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S21 FE를 주력으로 내세우면 스마트폰 출하량과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지만, 애플에 비해 브랜드 가치 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폴더블이 있기 때문에 만회할 수 있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이 큰 출시 행사를 열지 않더라도 갤럭시S21 FE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내부적으로 갤럭시S21 FE 출시에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지만 이미 FE 브랜드를 정규 제품군에 포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른바 원칙을 지킨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국내가 아닌 유럽에만 출시하는 이유는 화웨이 등 중국 제품을 겨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와 달리 유럽에서는 가성비가 뛰어난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성능도 삼성·애플에 뒤떨어지지 않은 화웨이의 인기가 거세다. 유럽 시장 공략에는 갤럭시S 시리즈 보다 더 저렴한 갤럭시S21 FE가 효율적일 수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프리미엄폰 선호가 강한 편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S21 FE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아야 갤럭시S22 시리즈 판매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중 플레이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갤럭시노트’ 신제품인 갤럭시노트20을 선보이지 않았지만 갤럭시노트 브랜드는 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예전부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고 싶어했다”며 “국내 등과 달리 유럽 등 해외에서 크게 인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에 폴더블폰만 내놓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점차 FE 시리즈가 가성비를 앞세워 하반기 주력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라이벌은 애플이 아니라 샤오미 등 중국업체가 돼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출시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확인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내년 2월 MWC 2022에서 갤럭시S22를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2월 둘째 주 사전예약 시작을 목표로 갤럭시S22 시리즈의 부품 양산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삼성은 통상 출시 2~3개월 전에 부품 양산을 시작한다.

IT 전문매체 윈퓨처는 최근 삼성이 갤럭시S22, 갤럭시S22플러스, 갤럭시S22 울트라 등 3개 모델 부품 생산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본·플러스·울트라 3개 모델로 제공될 예정이다.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는 ‘S펜’ 전용 슬롯이 추가돼 노트 시리즈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삼성 엑시노스2200 또는 퀄컴 스냅드래곤 898이 적용된다. 국내향은 엑시노스, 미국 등 해외향은 스냅드래곤이 사용된다. 갤럭시S21이나 갤럭시S21 FE는 엑시노스 2100 또는 스냅드래곤 888 프로세서가 장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