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 매체 91모바일이 유출한 갤럭시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의 예상 이미지 [사진 : 91모바일 홈페이지]
IT 전문 매체 91모바일이 유출한 갤럭시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의 예상 이미지 [사진 : 91모바일 홈페이지]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반도체 수급난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다음달 9일 공개될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마트폰에서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셋)의 가격이 2배 가량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을 인상한다면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내년도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디바이스 출하량은 지난 2020년,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늘어나긴 했지만 결국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애플이 차기작인 아이폰14 시리즈의 출고가를 동결할 것이라고 알려져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인상을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기본모델의 가격인상은 최소화하고 갤럭시S22 울트라(노트)의 가격인상폭을 높이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9일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하기 위한 갤럭시 온라인 ‘언팩’(신제품 공개행사)을 개최한다. 원래 다음달 8일로 예정했던 언팩 일정은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하루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경 글로벌 미디어 초청장을 발송할 예정이다. 예약판매는 언팩 다음주, 개통(출시)은 오는 24일 진행된다.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차기 태블릿PC 모델인 갤럭시탭 S8 시리즈도 함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갤럭시S22 시리즈는 일반, 플러스, 울트라(노트)의 3종으로 출시된다.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는 S펜을 내장하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사실상 계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에서도 후면 카메라 모양이 다르고 각지게 만들어지는 등 다른 두 모델(일반, 플러스)와 차별화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울트라 대신 ‘노트’라는 모델명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전작 갤럭시S21 울트라의 경우 S펜을 지원했지만, 기기 안에 탑재하지 않았다. 이번 갤럭시S22 울트라(노트)의 경우 S펜을 탑재하는 것이라 사실상 노트 모델로 볼 수 있다.

갤럭시S22 시리즈 가격은 전작보다 오른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갤럭시S21은 5G 모델 최초로 100만원 미만(99만9900원)으로 시작했다. 갤럭시S20이 코로나19 영향과 제품 차별화 실패로 역대 최악으로 흥행에 부진했기 때문에 차기작(갤럭시S21)의 가격을 내린 것이다. (관련기사/방통위 칼날 무뎌졌나?... 갤럭시S20 벌써 '재고떨이') 반도체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대만 미디어텍의 최신 모바일용 AP는 전작보다 가격이 2배 더 비싸졌다. 이밖에 미디어텍의 모뎀칩과 와이파이칩 등 다른 부품가격도 최대 20% 가까이 인상됐다.

IT 팁스터 요게시 브라가 공개한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의 모형 사진. 왼쪽부터 울트라·플러스·기본형 모델로 추정된다. [사진 : 요게시 브라 트위터]
IT 팁스터 요게시 브라가 공개한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의 모형 사진. 왼쪽부터 울트라·플러스·기본형 모델로 추정된다. [사진 : 요게시 브라 트위터]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자사의 엑시노스다. 하지만 제품 문제로 갤럭시S22에는 국내 모델도 스냅드래곤이 탑재된다. (관련기사/[단독]갤럭시S22, 국내 모델도 삼성 대신 퀄컴칩 탑재)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미디어텍마저 가격을 올렸다는 점은 퀄컴 역시 그 이상의 가격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GSM아레나 등 IT 전문매체들도 이 때문에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고가가 전작보다 약 100달러 수준(한화 약 11만8000원)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고가 인상의 변수는 출하량과 영업이익 그리고 아이폰14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을 올해보다 약 12% 늘어난 3억200만대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생산계획과 부품 서플라이체인 준비동향을 감안해 추산한 결과”라며 “지난 2년간은 출하량 확대보다 수익성 확보전략을 택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출하량 목표치는 3억700만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자업계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목표치의 87% 수준인 2억7000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떨어졌다. 반면 원가절감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4%나 늘어났다. 만약 삼성전자가 지금의 영업이익 수준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출하량을 높이려면 가격 인상을 결정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애플이 차기작인 아이폰14 시리즈의 출고가를 동결할 것이라고 알려져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인상을 쉽게 결정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 신작을 출시할 때마다 가격을 조금씩 높여왔지만 지난해 아이폰13 시리즈부터 가격을 동결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보다 강세를 보이는 중저가 5G 스마트폰 시장도 위험해졌다. 애플이 올해 상반기 5G용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 3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은 투자사 제이피모건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애플이 5G용 아이폰SE를 출시하면 10억명이 넘는 중저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만약 증권업계의 추정대로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올해 목표가 ‘수익성 극대화’가 아닌 ‘점유율 확대’라면 쉽게 출고가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22 기본모델의 가격인상은 최소화하고 갤럭시S22 울트라(노트)의 가격인상폭을 높이는 방안이 대안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출고가가 높은 폴더블폰의 판매 비중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22 울트라(노트)와 폴더블폰의 판매량 증가 및 비중 확대로 평균판매가격 인상효과가 예상된다”며 “올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1% 포인트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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