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중기비전을 선포하는 이재현 회장 [사진: CJ]
CJ그룹 중기비전을 선포하는 이재현 회장 [사진: CJ]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CJ그룹이 ‘레드바이오(의약·의료)’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 7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 천랩에 이어 5개월 만에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까지 품으면서다.

레드바이오는 질병 예방, 진단, 치료와 연관된 신약 개발, 진단시약, 줄기세포 등을 총망라한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네덜란드 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 지분 76%를 2677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CJ는 컬처(Culture; 문화)·플랫폼(Platform)·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와 함께 웰니스를 4대 성장엔진으로 제시했다.

CJ는 웰니스와 관련해 CJ제일제당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의 레드바이오를 확장해 개인맞춤형 토털 건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7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을 인수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9일 기준 지분 44.55%를 확보하며 천랩 최대주주에 올랐다.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면서 기존 건강사업부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화이트바이오와 그린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 시장까지 진출해 ‘바이오 삼각편대’를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CI [사진: CJ]
CJ제일제당 CI [사진: CJ]

CJ제일제당은 제약·바이오 사업 경험이 풍부하다. 1984년 유풍제약, 2006년 한일약품을 각각 인수하며 제약 산업에 진출했다. 

지난 2014년에는 제약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CJ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전문의약품과 음료사업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CJ헬스케어는 2018년 한국콜마에 1조3100억원에 매각됐다.

CJ헬스케어 매각으로 의약품 사업을 접었던 CJ제일제당은 3년 만에 바이오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 복귀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네덜란드 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면서, 레드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백신의 연구 개발 등을 맡았던 경영진이 지난 2010년 설립한 네덜란드 회사다. 바이러스 백신과 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로 전달하는 물질인 벡터의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갖고 있다. 

바타비아 기술 및 공정 개발 최적화 플랫폼을 활용하면 상업화 단계에서 기존 기술 대비 생산 비용 50% 이상 절감, 개발 기간 6개월 이상 단축이 기대되며 제품 안정성 향상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바타비아 네덜란드 사무소 [사진: 바타비아 홈페이지]
바타비아 네덜란드 사무소 [사진: 바타비아 홈페이지]

바타비아는 네덜란드 레이던(Leiden)에 본사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이 있고, 미국 보스톤과 중국 홍콩에도 각각 R&D센터와 아시아 영업사무소를 보유해 이미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최근까지 글로벌 제약사, 글로벌 의료 공익재단, 유명대학 부설 연구기관들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바이러스 백신 및 유전자 치료제 제조 역량을 구축해 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포·유전자 신약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지만, 이를 위한 제형·제조 공정 기술 및 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며 “바타비아는 바이러스 백신·벡터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기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천랩을 통해 신약 원천기술과 플랫폼을 확보하는 동시에 바타비아를 통해 유럽 등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등 레드바이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레드바이오 시장은 연평균 10%가량 성장해 2023년 4670억달러(526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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