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카카오와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한국과 일본 시장을 넘어 블록체인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행보는 달라 주목된다. 

카카오는 최근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생태계를 전 세계로 확장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재단을  설립하고 기존 현지 법인도 탈바꿈했다. 

회사에 따르면 그동안 그라운드X는 싱가포르에 설립된 클레이튼 법인과 함께 플랫폼을 운영하고 파트너사를 확보해왔다. 하지만 최근 싱가포르에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이 설립되면서 역할이 구분되기 시작했다. 

클레이튼 재단이 클레이튼 생태계를 꾸리고 확장하는 전반적 결정권을 쥐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재단은 독립 법인으로 클레이튼 네트워크 운영부터 가상자산 클레이(KLAY) 발행 정책, 신사업 결정 등을 맡는다"며 "클레이튼 생태계를 만드는 일을 전담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확장 일환으로 재단은 클레이튼 성장펀드(Klaytn Growth Fund)를 만들어 생태계 기여한 팀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최근 싱가포르에 비영리 법인으로 클레이튼 재단이 설립됐다. [사진: 클레이튼 재단 홈페이지]
최근 싱가포르에 비영리 법인으로 클레이튼 재단이 설립됐다. [사진: 클레이튼 재단 홈페이지]

그라운드X는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에 집중한다. 현재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기반 디지털자산 지갑 '클립'을 카카오톡에 탑재해 운영 중이며, 이 곳에서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회사가 큐레이션한 디지털 작품을 NFT로 발행해 유통을 지원하는 클립 드롭스다. 그라운드X는 이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파트너사들이 클레이튼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개발하는 것을 담당한다. 

이처럼 역할을 구분한 배경으로 카카오는 '글로벌 확장'을 들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맞게 조직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재단을 설립해 더 투명하게 조직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기존에 싱가포르에 있었던 '클레이튼' 법인은 크러스트(Krust)로 재탄생했다. 크러스트는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 투자한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 등이 크러스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 링크(LN). [사진: 라인]
라인 링크(LN). [사진: 라인]

일본이 주 블록체인 사업 시장이었던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도 최근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라인은 지난 11일 회사가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LN)가 빗썸 내 비트코인(BTC) 마켓에 상장한다고 공지했다. 링크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라인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된 가상자산이다. 

그동안 가상자산 링크는 라인이 운영하는 거래소에서만 유통돼 왔다. 라인은 미국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프론트', 일본에서는 '비트맥스'를 운영 중이다. 앞서 라인은 사용자의 라인 블록체인 생태계 기여도에 따라 보상으로 링크를 지급하는 토큰 이코노미를 지향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에 특정 집단이 링크를 대거 독점하거나 투기 또는 투자 수단으로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해 거래를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링크가 라인 블록체인 생태계 밖으로 나온 것이다. 링크가 외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것은 빗썸이 최초다. 

이 배경으로 라인 측은 "링크 사용성을 늘리고 토큰 이코노미를 확장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앞서 라인은 일본에서만 사용 가능한 비트맥스 월렛도 올해 글로벌 버전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로써 두 회사는 블록체인 플랫폼 주도권을 두고 국내외 시장에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사 모두 지갑 기반으로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톡에 탑재된 클립을 무기로 NFT 유통을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라인은 야후재팬의 힘을 빌어 비트맥스 월렛 내 NFT의 2차 거래를 지원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