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는 네이버 그린팩토리 2층에서 ‘네이버 동료 사망사건,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안 발표회’를 28일 개최했다.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 그린팩토리 2층에서 ‘네이버 동료 사망사건,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안 발표회’를 28일 개최했다.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네이버 직원 사망 이후 네이버가 관련 임원을 징계하고 경영 체계를 쇄신하겠다고 나섰지만 노조 측이 회사측 대처는 보여주기식이라며 비판하고 나서면서  노사 의견차가 두드러지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회사 측에 최인혁 COO와 임원 A씨의 해임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위원회를 요구하고  제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피켓팅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을 두고 네이버와 노조 간의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어 한동안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5일 직장 내 갑질과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한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알려지면서다. 네이버는 경찰 조사에 협조하며 외부 기관을 통해 객관적으로 자체 조사를 하겠다고 밝히고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 4명에게 직무정치 조치를 취했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회사 경영진은 관련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이후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 그린팩토리 2층에서 ‘네이버 동료 사망사건,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안 발표회’를 28일 개최했다. 이날 네이버 노조는 고인의 사망 원인으로 ▲야간·휴일·휴가 무시한 업무량 ▲부당한 업무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직원 신고를 묵살하는 경영진과 인사시스템 등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최인혁 COO는 가해자를 비호하고 임원 A 씨에게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를 수 있도록 가해자를 비호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관리, 감독하고 조직원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일하게 할 책무가 있는 최 COO의 잘못은 결코 임원 A의 잘못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을 괴롭힌 가해자 임원A씨는 고인을 포함해 구성원 다수를 두려움에 괴롭게 했다”며 “보드마카를 책상에 던지거나 사원증 목줄을 당겼다가 놓고 ‘돈이 없어서 일하냐’ 등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초과 근무 결제 승인을 해주지 않는 등 다수가 임원A씨로부터 스트레스와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다 휴직과 퇴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고인과 동료들이 모든 사내채널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회사는 이를 묵살했기에 고인의 죽음은 업무상 재해”라며 “경영진과 회사는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진심어린 사과를 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최인혁 COO와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 A씨의 해임과 비극적인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대책위원회’ 구성을 회사측에 요구했다.

노조는 대책위를 통해 ▲직장내 괴롭힘 등 내부 채널을 통한 신고부터 조사/징계까지 책임지는 기구를 노사 동수로 구성 ▲조직장에게 과도하게 몰려있는 권한 축소▲ 좋은 리더십을 만드는 노사 공동시스템 구축 등을  논의하자고 회사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이 제안을 받아들일 때까지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단체행동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29일부터 피켓을 들고 그린팩토리를 에워싸는 '출근길 피켓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노조 측의 제안에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지난주 발표한 경영 체계 쇄신을 위한 방안을 계속 구상중이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노조간에 갈등의 불씨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자 하는 네이버와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막기 위한 노조 간의 입장 차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네이버는 경영 체계 쇄신을 약속하고 최인혁 COO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실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새로운 조직 체계와 리더십 구축을 연말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 25일 “현재의 CXO(고위경영자 통칭) 체제가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했지만 급성장의 결과 지금 CXO들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압도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네이버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조직문화와 리더십을 만들어가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체 조사결과 직장내 괴롭힘 행위가 있던 사실이 확인돼 관련 임원 4명에게 각각의 징계를 내렸다”며 “최인혁 COO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네이버 노조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고 즉박 반발했다. 네이버 노조는 “터무니 없이 약하고 형식적인 징계 조치로 면죄부를 준 것 결정에 분노와 실망을 느낀다”며 “최인혁 경영리더가 네이버 COO 직위에서만 물러날 뿐이지 공익재단 해피빈,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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