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PC를 이용한 온라인 수업 참여 사례 /사진=픽사베이
개인 PC를 이용한 온라인 수업 참여 사례 /사진=픽사베이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전 세계 학교가 혼란에 휩싸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개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온라인 수업으로 개학을 맞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습 공백을 채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르포 기사를 통해 미국 초중고 온라인 개학 이후 학교 현장을 스케치했다. 원격 강의 중심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수업 출석률이 낮아 각 학교가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지역 간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지는 모습에 교육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자 학교 vs 가난한 학교 

특히 저소득층 가구가 많은 지역의 결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의 결석 외에도 컴퓨터나 태블릿 등 기기를 이용한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가구가 많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뉴욕 맨해튼 고등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 티틸라요 아루코는 "학교에서 지급한 노트북 PC를 가지고 있지만, 집에 인터넷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필요할 때 수업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메트로폴리탄 학군은 미국 내에서 아동 빈곤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이 지역 온라인 수업 출석률은 학교별로 60~87% 가량에 그쳤다. 학생의 30~40%가 집에서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없으며 온라인 수업 출석률은 50%를 밑돌고 있다.  서부 LA 지역의 한 고등학교는 온라인 수업 출석률이 45% 남짓에 불과했다.

반면,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은 뉴욕 브루클린 지구의 경우 학생의 98%가 온라인 수업 및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상적인 온라인 학습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학습 장애와 우울증 예방을 위한 온라인 참여 활동까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소득격차 - 정보격차 - 학습격차 악순환 우려

도시 교육 시민단체인 그레이트 시티 스쿨의 마이클 캐서리 협회장은 이러한 정보 격차 심화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커리케인 카트리나나 캘리포니아 산불 같은 재난이 있었지만, 단기, 지역적 사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확산은 다르다. 미국 전역에서 소득 격차에 의한 정보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A 교육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만개 이상의 노트북/태블릿 기기와 1만1000개 이상의 스마트폰을 긴급 배포하고 이동통신사의 협조를 얻어 무료 와이파이(Wi-Fi) 접속을 제공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이마저도 긴급 예산 편성이 가능한 대도시에 한정된 정책이다.

마이클 캐서리 협회장은 "수개월~1년간의 정보 격차로 인한 학습 격차는 수년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 학습 격차는 다시 취업과 소득 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의 공공 교육 정책을 헛점을 개선하고 대대적인 교육 부문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코로나19 위기가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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