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올해 국내 4대 금융지주사(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는 사상 최고의 실적에도 웃지 못했다. 몸집을 커졌으나 저금리, 대출 규제 등 악화된 영업환경에 정작 실속은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인수합병과 해외 진출 등으로 미래 새로운 먹거리 탐색에 나섰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9조3792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막상 영업이익은 높지 않다. 금융업계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 1% 향상이라는 다소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몸집을 커졌으나 정작 실속은 적었다.

문제는 앞으로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 16일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관련 대출 규제를 시작했기 때문. 금융지주의 전체 당기순이익 60%가 은행에서 나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실적 악화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두차례 단행됐던 금리 인하도 금융업계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올해 금융업계에서는 먹거리 확보가 중요 문제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법은 인수합병(M&A)다.

지난 16일 정부가 부동산 관련 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초 아시아신탁과 오렌지라이트 등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비은행 부문 계열사 강화가 목적이다. 우리금융그룹도 은행과 비은행 비율을 각각 6대 4로 맞추겠다고 선언, 올해는 우리자산운용과 국제부동산신탁, ABL글로벌자산운용 등을 인수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향후 더케이손해보험 인수전에 적극 참여하면서 M&A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금융업계의 해외 진출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지난 7월 신한금융그룹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현지 금융사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 올해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점포수를 총 36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전년 동기 대비 글로벌 손익 증가율이 19%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올 3분기 글로벌 부문 누적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2.2% 늘렸다. 누적 순이익은 1780억원이다. 글로벌 실적 향상 1등 공신으로는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과 우리아메리카은행, 베트남우리은행 등이 꼽힌다. 우리은행은 기존 463개 보유하고 있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내년에는 60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도 베트남 국영상업은행(BIDV)의 지분 15% 확보하면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향후 더케이손해보험 등 굵직한 M&A를 추진하며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을 실시 중이다.

 

오픈뱅킹 본격화... 경쟁 더 치열해질 듯

내년에는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하나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으로 고객이 가진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 자금 출금 등을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전면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재 오픈뱅킹은 16개 은행과 핀테크 기업 31곳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소비자들의 주거래 앱으로 선택받기 위해 고객 유치 영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들도 오픈뱅킹 참여로 기존 금융 결제망 이용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무료 송금 건수를 확대하는 등 소비자 혜택 확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현재 오픈뱅킹은 지난 10월 서비스 시작 이후 두 달만에 315만명이 가입했다. 오픈뱅킹 서비스 전면시행 행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융의 미래모습은 모든 금융권이 개방형 혁신에 참여하는 오픈 파이낸스가 될 것”이라며 “저비용, 고효율의 인프라가 구축되는 만큼 단순한 고객 늘리기보다는 금융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뱅킹 인지도 및 이용경험.(자료=NICE디앤알)
오픈뱅킹 인지도 및 이용경험.(자료=NICE디앤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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