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식품업체들이 자사 대표 제품 리뉴얼에 나섰다. 정통성은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맥주에서부터 라면과 바나나우유까지 다양한 제품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신제품 맥주 ‘OB라거’를 내놨다. OB라거는 100% 맥아로 만든 클래식 라거의 DNA를 계승한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를 기존 ‘프리미어 OB’ 제품(5.2도) 대비 4.6도로 낮추고 쓴 맛은 줄여 부드러운 목넘김을 느낄 수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1952년부터 시작된 OB브랜드의 정통성을 부각하기 위해 친숙한 곰 캐릭터와 복고풍 글씨체 등 옛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지난 10월 OB라거 가정용 355㎖ 캔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중순부터는 일반 음식점용 500㎖ 병맥주를 서울 시내 주요 상권에서 한정 출시하며 판매를 확대했다.

오비맥주 신제품 ‘OB라거’는 100% 맥아로 만든 클래식 라거의 DNA는 계승했다.(사진=오비맥주)

최근 공개된 온라인 광고에서는 1996년 당시 맥주시장과 광고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랄라라 댄스'를 다시 등장시켰다. ‘곽철용 신드롬’ 배우 김응수와 원조 ‘OB라거’ 모델인 박준형을 함께 기용, 원조 ‘OB라거’의 정통성을 살렸다는 평가다.

농심은 1986년 출시 후 부동의 1위로 라면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신라면’을 변신시켰다. 2011년 면과 스프의 품질을 강화해 진한 맛을 살린 ‘신라면블랙’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본연의 국물맛을 해치지 않는 '신라면 건면'을 선보였다. 지속 성장세인 건면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앞서 농심은 봉지면만 있던 ‘순한너구리’에 용기면을 추가하기도 했다. 봉지면보다 먹기 편한 용기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한 결정이다.

1974년 출시 이후 국내 가공유 시장 매출 1위인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도 제품 다각화를 노린다. 바나나맛 우유는 오랜 세월 동안 용기 모양, 용량 등 변하지 않는 제품 고유의 특성으로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린이가 바나나맛 우유를 한 번에 마시기에 용량(240㎖)이 많고, 남은 제품을 보관하기도 어렵다는 소비자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빙그레는 이런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어린이도 즐길 수 있는 바나나맛우유 키즈를 개발해 선보였다. 초기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했음에도 출시 2달만에 150만개가 판매되면서 완판됐다. 빙그레는 이런 추세에 힘입어 바나나맛우유 키즈를 대형 할인점, 편의점 채널에 입점시켰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제품이나 리뉴얼 제품 등 라인업 확장과 더불어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제품의 ‘오리지널리티’와 ‘퀄리티’를 강조한 제품들이 더욱 다양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어린이도 즐길 수 있는 바나나맛우유 키즈를 개발해 선보였다. (사진=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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