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 탐구]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기억되는 광고, 기억 없는 사람
[PI 탐구]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기억되는 광고, 기억 없는 사람
  • 배재형 디지털투데이 상무,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 승인 2019.08.1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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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TVCF 라면 광고 카피다. 이 카피를 직접 쓴 것으로 알려진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은 직접 네이밍한 제품들이 모두 사랑을 받을 정도로 마케팅적 센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라면, 스낵 유통업계에서 신 회장의 역사는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다. 90세가 다된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직에서 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또 신 회장은 평생 라면을 만들어왔으니 라면쟁이요, 또 스낵도 만들어 왔으니 스낵쟁이라고 스스로를 부르기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심그룹과 신춘호 회장에게는 범 롯데 家의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있다. 큰 형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의절한 사이지만, 롯데家가 가지고 있는 일본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는 것은 불가능했다. 신 회장 또한 과거 일본 롯데에서 근무하다가 1965년 한국에서 ‘롯데 공업’을 설립하면서 라면 사업을 시작했다. 신 회장이 라면 사업을 먼저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일본 생활에서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또 농심그룹이 일본 전범 기업과 공동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2015년 롯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일본기업’ 논란이 불거졌고, 농심도 형제사란 이유로 도마 위에 올랐다. 

대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신춘호 회장은 오래 된 프로필 사진 한 장 이외에 최근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다. 신 회장의 외양을 살펴보면 눈썹 허리가 위로 각을 세웠으며 눈은 처지고 가늘어 완고함과 깐깐함이 엿보인다. 입술은 얇고 인중이 긴 편이라 턱이 뚜렷하며 인중 윗부분의 얼굴이 짧아 진중한 느낌이다. (사진=농심그룹)
대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신춘호 회장은 오래 된 프로필 사진 한 장 이외에 최근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다. 신 회장의 외양을 살펴보면 눈썹 허리가 위로 각을 세웠으며 눈은 처지고 가늘어 완고함과 깐깐함이 엿보인다. 입술은 얇고 인중이 긴 편이라 턱이 뚜렷하며 인중 윗부분의 얼굴이 짧아 진중한 느낌이다. (사진=농심그룹)

지금까지 농심의 라면시장 장기집권은 30년째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제2의 라면시장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업계 분석이 나오면서 견고했던 ‘신라면’에도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입맛과 소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소비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농심그룹은 부동의 1위 자리에서 언제든지 내려올 수 있다. 

신 회장은 자서전을 통해 ‘인간’과 ‘신뢰’를 중시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하지만 신 회장의 철학은 소비자에게 전혀 어필되고 있지 않다. 자서전 출간이 PI(Personal Identity) 활동의 일환이었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이미지 메이킹, 커뮤니케이션 전략, 홍보 전략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CEO 개인 브랜드를 인지하도록 만들고 더 나아가 기업 브랜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 PI 관점에서는 중요하다. 

뚜렷한 이미지 보이지 않아 

PI 활동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개인이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와 개인이 원하는 이미지, 그리고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이 일치돼 하나의 컨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PI 활동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도 ‘사람’이다.  즉 신 회장은 ‘신춘호’라는 사람, 그만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신 회장은 1930년생으로 현재 89세다. 알려진 성향 이외에 외관을 알 수 없어 그의 대표 이미지는 ‘은둔형 CEO’로 나타났다.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신춘호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에 따르면 신 회장의 대표 이미지 키워드는 ‘창의적, 진중함, 은둔형’이다. 

신춘호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신춘호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식품업계에서 ‘작명의 달인’으로 통하는 신 회장의 내적 요소 키워드는 ‘창의적’으로 나타났다. 신회장은 신라면을 비롯하여 새우깡, 백산수 등 대부분의 농심 제품 브랜드 이름을 직접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름뿐 아니라 광고 문구도 직접 만들어 유행시킬 만큼 마케팅 감각과 기획 능력이 타고났다. 딸 아이의 노래를 듣다가 아이들이 쉽게 발음하는 ‘깡’을 이용해 ‘새우깡’이 탄생하는 등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베어있는 사람으로 판단된다. 

또한 신 회장은 뚝심 있는 사람이다. 신라면이 처음 나왔을 당시 식품위생법상 라면 봉지에 한글(신)보다 한자(辛)를 더 크게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이를 부당한 규제라며 끝까지 싸워 법 개정을 이뤄냈다. 게다가 사람들은 신라면을 두고 “라면 장사하려고 성까지 팔아먹는다”고 비난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처럼 신 회장은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신 회장의 뚝심으로 신라면은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신 회장은 전혀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아 오래된 프로필 사진 한 장 이외에 알려진 최근 모습이 없다. 신 회장의 내적 요인과 외관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외적 요소 키워드는 ‘진중함’으로 나타났다. 눈썹 허리가 위로 각을 세웠으며 눈은 처지고 가늘어 완고하거나 깐깐해 보인다. 입술은 얇고 인중이 긴 편이라 턱이 뚜렷하게 보이며 인중 윗부분의 얼굴이 짧아 진중한 느낌이다. 

'100년의 농심'을 내다보는 신춘호 회장에게는 농심그룹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어떤 이미지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뚜렷하고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이 가능한 PI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사진=농심그룹)
'100년의 농심'을 내다보는 신춘호 회장에게는 농심그룹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어떤 이미지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뚜렷하고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이 가능한 PI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사진=농심그룹)

언론에 얼굴을 잘 내비치지 않는 은둔의 경영자인 신 회장의 행동 언어 키워드는 ‘은둔형’이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그동안 농심그룹 신년사를 직접 연설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가 창립 50주년이 돼서야 소감을 밝혔을 정도다. 또 지방공장을 둘러볼 때도 일하는 직원들에게 방해될까 웬만해서는 공장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신 회장이 언론을 비롯하여 외부 시선에 대해서 매우 낯을 가리거나 폐쇄적인 성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일반적 대기업 총수와는 상반되는 행동 패턴이다. 

‘100년의 농심’을 위해 필요한 이미지 전략은?

기업경영에 있어 한국형 CEO들이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과 다른 차이점은 CEO 명성에 대한 인식이다. 한국 기업 CEO는 대부분 “경영자는 실적과 숫자로 말하지, 외부에 비치는 모습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PI 관점에서 보면 CEO의 이미지가 기업 명성을 높이는데 상당 부분 차지한다. 국내에서 좋은 사례는 오뚜기 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유명하다. 생전 행했던 크고 작은 선행이 뒤늦게 화제가 돼 국내 소비자들이 오뚜기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기업명 앞에 ‘갓’을 붙인 ‘갓뚜기’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다. 이처럼 CEO의 이미지는 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뚜렷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이제 모든 기업의 필수 과제다. 

라면과 스낵사업으로 반세기를 지내온 농심그룹은 이제 '100년의 농심'을 내다보고 있다. 업계 점유율에서 2위 브랜드와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농심그룹의 1위 자리가 위태롭다. 신 회장의 경영 철학에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들의 마음속에는 ‘사람’보다 부정적 이미지가 더 잘 각인되어 있다. 이미 90세가 다 되어 이제 와서 PI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방법에는 반드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좋다. 신 회장에게 적합한 PI 활동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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