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주류업체들이 앞다퉈 광고모델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연예인을 활용해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긴 데 따른 행보로 보인다. 최근 정부는 소주병 등 주류 용기에 연예인 사진을 넣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맥주 '클라우드'의 광고모델로 배우 전지현을 다시 발탁했다. 지난 2014년 클라우드 출시와 동시에 모델로 기용한 이후 5년만이다.

당시 전지현이 출현한 클라우드 광고는 주류 광고 중 단연 화제였다. '100% 발표 원액 그대로, 물 타지 않은 맥주'라는 콘셉트와 전지현이 가진 매력이 광고에 그대로 녹아들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는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맥주시장에서 점유율을 4%까지 끌어올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사진=롯데주류)
배우 전지현이 지난 2014년에 이어 두번째로 클라우드 광고모델로 기용됐다. (사진=롯데주류)

오비맥주도 광고를 통한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달 오비맥주는 대표맥주인 '카스' 광고모델로 가수 손나은과 개그맨 김준현을 함께 기용했다. 광고 속에서 두 사람은 카스의 청량감을 표현하기 위한 '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복고와 새로움을 합친 뉴트로(New+Retro) 감성으로 출시한 'OB라거'도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 이번 광고에는 원조 OB라거 모델 박준형과 배우 김응수가 함께 출현했다. 오비맥주는 1996년 인기를 끌었던 OB라거 랄라라 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주 '진로이즈백'과 맥주 '테라'로 연타석 홈런을 친 하이트진로도 연예인을 앞세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 소주 브랜드인 '참이슬'은 이미 당대 최고 스타만 기용한다는 말이 돌 정도다. 맥주시장 점유율 10% 돌파를 앞둔 테라도 배우 공유를 앞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에서 톱스타를 마케팅에 할용한 지는 오래됐다"면서 "톱스타가 출현하는 광고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친숙한 이미지와 화제를 낳을 수 있어 효과적인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연예인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해라는 조급함이 묻어난다. 정부가 주류 광고에 대한 제재를 더욱 조이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주류용기에 부착된 연예인 사진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음주 미화를 막겠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또 내년부터는 미성년자 등급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게임 등에서 주류 광고가 제한되고,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를 방송에서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맥주 광고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캬'와 같은 감탄사도 포함된다. 이같은 감탄사가 음주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광고모델을 쓰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향후 시행령이 발표되면 이를 준수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 주류업체들이 정부 방침에 동참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 광고 모델 가수 손나은과 개그맨 김준현, 광고는 주로 카스의 청량감을 강조했다. (사진=오비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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