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라라(미국)=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인텔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해 있다. 인텔 본사의 메인 빌딩의 이름은 ‘로버트 노이스’ 빌딩이다.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고든 무어와 함께 인텔을 설립했으며, 집적회로(IC)를 발명한 로버트 노이스의 이름을 땄다.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나온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는 자신들의 성을 따서 1968년 7월 NM 일렉트로닉스를 설립했으며, 같은 달 말 둘은 ‘Integrated Electronics’를 줄인 인텔(Intel)로 이름을 바꿨다. 반도체와 PC의 역사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어 1970년 인텔은 최초의 반도체 메모리 RAM을 생산했으며, 1971년에는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를 생산했다.

반도체 담당 기자에게 RAM과 MPU를 만든 인텔이라는 회사의 상징성은 제법 클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기자는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인텔 본사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인텔 본사에서 목적지는 ‘인텔 뮤지엄’이었다. 인텔 뮤지엄은 인텔 본서 로버트 노이스 빌딩 1층에 위치했다. 입장료는 무료다.

인텔 본서 '로버트 노이스' 빌딩(사진=양대규 기자)
인텔 본사 '로버트 노이스' 빌딩(사진=양대규 기자)

첫인상은 ‘다소 실망’이었다.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모델하우스 규모의 작은 전시관이 인텔 뮤지엄의 전부였다. PC의 역사를 만들어간 인텔의 위명에 못 미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전시관을 모두 들러본 뒤에는 ‘매우 만족’했다.

IT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할 만한, 누구나 흥미를 느낄 내용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설립,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 프로세서의 변천사, 무어의 법칙, 반도체 생산 등 다양한 흥미 요소가 작아 보이는 인텔 뮤지엄 안에서 모두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빠르게 돌면 5~10분 안에 다 돌 수 있는 크기였지만, 실제로는 한 시간 이상 관람을 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사진=양대규 기자)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제일 아래 왼쪽, 오른쪽 / 사진=양대규 기자)

인텔 뮤지엄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인텔의 창립을 보여주는 ‘The beginnig’이라는 벽이었다. 벽에는 1969년 찍은 인텔의 창립 멤버들의 사진을 프린팅했다. 제일 앞에는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가 있고, 그 뒤에 106명의 직원이 함께 서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1960년대 당시에도 인텔의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인텔 프로세서 변천사(사진=양대규 기자)
인텔 프로세서 변천사(사진=양대규 기자)

이어 볼 수 있었던 것은 IC의 역사였다. 최초의 MPU부터 386, 486, 팬티엄 프로세서, 저전력 아톰, 최신 코어 시리즈까지 다양한 프로세서를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PC의 역사를 한눈에 보게 된 셈이다. 이 밖에도 이더넷 등 네트워크 카드와 5G 등 커넥티비티의 변화도 확인 할 수 있었다.

바이너리로 직접 적은 단어(사진=양대규 기자)
바이너리로 직접 적은 단어(사진=양대규 기자)

인텔 부스는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컴퓨터의 가장 기본적인 언어인, 0과 1로 쓰여진 바이너리를 직접 눌러서 단어를 만들어 볼 수도 있으며, 5G와 LTE의 속도 차이를 체감하는 기계도 있었다. 반도체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반도체에 쓰이는 재료들의 물성을 알아볼 수도 있었으며, 실제 팹 안에서 사용되는 복장을 직접 입어 체험할 수도 있었다.

반도체 확대 비교 모습(사진=양대규 기자)
반도체 확대 비교 모습(사진=양대규 기자)

또한 칩의 크기를 42배부터 최대 17만 배까지 확대해, 연필 지우개, 모래, 이스트 입자와 비교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미세한 크기에도 고르게 분포된 반도체의 배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텔 뮤지엄에서 가장 중간에 큰 자리를 차지한 것은 바로 ‘무어의 법칙’이었다. 하나의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으로 고든 무어가 1965년 발표한 개념이다. 당시에는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고 했으나, 1975년 24개월로 수정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무어의 법칙이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격렬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무어의 법칙(사진=양대규 기자)
무어의 법칙(사진=양대규 기자)

마지막으로는 고든 무어와 함께 인텔을 설립한 로버트 노이스의 생애를 전시했다. 1990년 타계한 로버트 노이스는 인텔을 설립하고 최초의 IC를 개발한 사람으로 지금의 컴퓨터가 존재할 수 있게 만든 인물이다.

인텔은 “역사에 얽매이지 마라. 가서 뭔가 멋진 일을 하라(Don't be encumbered by history. Go off and do something wonderful)”이라는 로버트 노이스의 명언을 인텔 뮤지엄의 가장 마지막 벽에 크게 걸어 놓았다.

로버트 노이스(사진=양대규 기자)
로버트 노이스(사진=양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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