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어느 여름 날,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올림픽 공원에 비룡이 포효하며 나타났다. 비룡이 거친 숨을 내쉴 때마다 찢어진 노란 눈과 들쑥날쑥한 날카로운 이빨, 깊게 패인 피부 등이 들썩거려 몰입감을 높힌다.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바로 증강현실(AR) 때문이다. 비룡이 하늘 위를 치솟듯 올라가거나 공원을 덮을 듯 비행하면 관람객들은 스마트폰에 비춰진 증강현실과 실제 광장을 번갈아볼 수 있다. 작고 귀여운 AR동물들도 산다. 아메리칸 쇼트헤어와 레서판다 외에도 웰시코기, 알파카, 아기비룡 등이 있다. AR미니동물은 공원 밖에서도 어디서든 소환이 가능하다. 레서판다가 눈 앞에서 두 발로 일어나 발차기를 하거나 웰시코기가 짧은 다리로 비보잉 춤을 선보이는 등 다양하고 귀여운 표정을 감상할 수 있었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스마트폰 중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8 · 갤럭시노트8 이상, LG전자 스마트폰에서는 V50 씽큐가 있다면 AR을 통해 다양한 동물들을 소환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13일부터 시민들의 쉼터인 올림픽공원과 여의도공원을 시작으로 통신사 상관없이 누구나 AR동물을 관람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우선은 안드로이드 폰으로 시작하지만 10월 이내 ios도 지원할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역시 상위버전부터 보급형 버전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관람객이 스마트폰에서 ‘점프 AR’ 앱을 실행한 후 잔디밭을 향해 비추면 마치 SF영화처럼 ‘자이언트 캣’이나 ‘자이언트 비룡’이 잔디밭 위에 나타나게 된다. 지난 16일 오후, 올림픽공원에 직접 방문해 점프 AR을 통해 AR동물들을 불러봤다.

점프 AR은 용량 300MB 수준으로 다운받아 설치하기에 부담없다. 데이터의 경우 5G 고객이라면 제로레이팅을 통해 데이터 사용료가 무료다. LTE 고객은 데이터 사용료가 청구되지만 많은 데이터가 필요없는 수준이다. 8월 13일에 오픈해 3~4일이 지난 16일 기준, 5000명 정도 다운로드를 받았다.

SK텔레콤은 AR동물들이 움직일 때마다 수만 가닥의 털의 흩날림과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등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자사가 개발한 T 리얼 렌더링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AR서비스는 일반적인 3D모델링 및 렌더링 기술 정도만 도입해 개발하다 보니 현실과의 이질감이 다소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SK텔레콤은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초실감 렌더링(Hyper Realistic Rendering) 기술과 환경반영 렌더링(Environmental Rendering)기술을 통해 초고화질 시네마급 시각효과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모바일 최적화 렌더링 기술을 통해 모바일 디바이스 화면에서도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고품질 그래픽 렌더링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각특수효과(VFX; Visual Effects)의 대표적인 기술인 퍼 시뮬레이션(Fur Simulation)과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Fluid Simulation)이 초실감 렌더링 기술과 결합해 거대 고양이가 앞발을 내딛고 달려올 때 수 만개의 털이 세세하게 움직이는 생생한 연출이 모바일 환경에서 가능하다. 다만, 다양한 동물을 부르는데서 그치는 것은 아쉬웠다. 동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SKT 모델들이 AR 동물원 체험존에서 다양한 5G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T 모델들이 AR 동물원 체험존에서 다양한 5G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은 “기존에는 3D 모델에 표면을 입혀서 렌더링을 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같은 가짜 느낌이 들지만, 이번은 털 하나하나를 실제 리얼타임 렌더링을 하게 됐다. 영화에서 많이 쓰는 기술로, 모바일에서 이 기술을 구현해 최적화했다”며 “비룡이 뿜는 화염은 물이나 불에서 많이 사용되는 퍼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모바일에서 실제 렌더링을 하기 때문에 굉장히 실감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과 88호수 위에 약 15M 높이의 실조형물 ‘자이언트 캣’을 설치했다. SK텔레콤은 88잔디마당에 5GX 쿨파크를 조성하고, 내방객들이 즐길 수 있는 5GX 체험존, AR동물원 체험존, 쿨 존(Cool Zone)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실제 동물원처럼 울타리를 구성해 그 곳에서 AR동물을 찾을 수 있는 AR동물 체험존과 미스트쿨존과 쿨팬을 설치하고 물총싸움, 트램폴린 등 친구들과 무더위를 즐길 수 있는 쿨존(Cool Zone)을 마련했다.

전진수 SK텔레콤 사업단장은 “자이언트 캣의 경우 마법진이 펼쳐지면서 공간에서 현실에 진짜처럼 나타나다. 현장에서 더 리얼하게 볼 수 있다”며 “고양이와 교감하며 사진도 찍을 수 있고 동영상도 같이 촬영해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자이언트 동물뿐만 아니라 조그만한 동물들, 웨시코기, 래서판다, 고양이, 미니 비룡, 알파카 다섯가 지 동물도 굉장히 귀엽게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림픽공원의 SK텔레콤 5GX 쿨파크는 오는 25일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AR 동물원 서비스는 이후에도 계속 점프 AR앱을 통해 즐길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 AR 동물 소환 뿐 만 아니라 다른 AR 게임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전진수 사업단장은 “처음 소개한 동물원을 향후에는 동물원에 가서야 볼 수 있는 동물까지 확대할 것이고, 유니버셜과 협력해 실제 주라기 공원 내 캐릭터들로 늘릴 것”이라며 “현재 여의도공원, 올림픽공원에서 볼 수 있는 이 동물원들은 대구, 광주, 대전으로 우선 확대해 점차 다양한 부스트 파크에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멤버십으로 확대해 실제로 고객들이 받는 혜택들을 AR멤버십으로 확대해 조만간 찾아갈 예정”이라며 “점프 AR은 기존에 롤파크에서 선수-팬들과 경험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소로 시작했다면, 동물원에서 같이 교감, 소통하며 재미를 줬고 이후에는 멤버십 등으로 추가 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공원 관람객이 A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백연식 기자)
올림픽공원 관람객이 A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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