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만65세 이상 시니어와 만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월 8GB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4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일반인 대상 5G 최저 요금제는 이와 비슷한 8GB~9GB를 데이터를 월 기본 데이터로 제공하는데 가격은 5만원대 중반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통사에게 계속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일단 특정세대 대상 4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압박(정책)에 LG유플러스가 이통사 중 가장 먼저 협조한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이용대상을 청소년과 시니어로 한정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시각으로는 LG유플러스가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시니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즉, 시장 자율 경쟁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저가 요금제가 필요하다”며 5G에서도 요금 인하가 이어져야 한다고 공식화한 적 있다. (관련기사/유영민 "1조8000억원 가계통신비 경감, 5G에도 지속")  정부의 지속적인 요금제 인하 압박으로 인해 5G 상용화가 시작된 지 1년 되는 내년 4월, 3만원대 저가 5G 요금제가 출시될 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사들에 새로운 5G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3사 중 한 관계자는 “정부가 5G 가입자 확대와 소비자 이익을 위해 4만원대 이하 저가 요금제를 출시해 달라고 예전부터 얘기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최근 이통3사 관계자를 다 모아놓고 연 회의에서 정부는 이통사에게 요금 인하를 검토해달라고 주문(통보)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모델이 청소년과 시니어를 위한 5G 요금제 2종을 비롯 가족공유 전용 요금제 1종까지 총 3종의 신규 5G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모델이 청소년과 시니어를 위한 5G 요금제 2종을 비롯 가족공유 전용 요금제 1종까지 총 3종의 신규 5G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역시 저가 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제껏 1조8000억 정도 가계통신비를 경감했다. 5G 시대에도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이통3사에게 저가 요금제에 대해서 요구하면서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만65세 이상 시니어와 만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4만원대 5G 요금제를 지난 28일 선보였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가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먼저 4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정책에 일단 협조하면서 일반인 대상 4만원대 5G 요금제는 부담이 되기 때문에 시니어와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요금제를 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5G 가입자 중 시니어와 청소년의 비율이 낮은 편”이라며 “이들의 5G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등 시장 선도를 위해 4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먼저 출시했다”고 전했다.

이통사가 3개 밖에 없어 사실상 독과점 시장인 이동통신시장은 한 이통사가 요금을 내리면 경쟁사도 바로 요금을 내리는 특성이 있다. 5G 상용화 초기 KT가 먼저 8만원대 완전 데이터 무제한 5G 요금제를 출시하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곧바로 프로모션 완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인 적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4만원대 요금제 출시에 대한 파급력은 적을 전망이다. 5G 서비스의 주 고객층이 20대~40대 등 데이터 헤비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LTE 헤비 유저 고객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5G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5G 단말 가격이 130만원~150만원에 달해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그래서 인위적으로 청소년, 시니어 계층을 끌어와 5G 볼륨을 키우지는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5G 단말 출시와 5G 이용자 확대 추세, 시장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해 합리적인 상품 출시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통신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 측은 장관이 최근 발언에도 이통사에게 요금 인하 압박을 준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4만원대 요금제 출시로 시장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정부가 (이통사에게) 요금 인하를 강제하거나 압박한 사실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5G 시대에도 요금 경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과기정통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5G 시대에도 요금 경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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