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삼성전자가 영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바빌론(Babylon)과 손잡고 스마트폰으로 인공지능(AI)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장은 영국 런던에서만 실시될 전망이지만 바빌론의 글로벌 서비스전략에 따라 공동보조를 취해 나가게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0일(현지시각) 두 회사 간에 이같은 AI기반 의료 서비스 계약이 체결됐다고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약 2주일 정도 걸리는 영국내 의료 대기 시간을 불과 몇 분으로 줄여주게 된다.

삼성 갤럭시폰으로 누리게 될 바빌론 헬스앱은?

삼성전자는 협약에 따라 자사의 새 갤럭시폰 헬스(Health)앱에 바빌론 헬스 서비스앱을 통합시킨 후 이 앱을 선탑재해 편리한 모바일 기반의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이 앱은 영상으로 의료 상담 예약이나 각종 의학적 증상 확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갤럭시폰 헬스앱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예약해 정해진 시간에 다양한 장비로 건강 검사 예약을 할 수도 있고, 최고 의사와 면담을 갖는 예약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고객들은 바빌론이 고용하는 100명의 전담의사 중 한 명과 언제든지 화상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테스트 키트’를 사용해 자신의 몸 상태를 테스트한 후 업로드해 의사의 진단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영국 AI의료서비스 업체 바빌론과 제휴해 영국에서 모바일 AI서비스에 나선다. (사진=바빌론)
삼성전자가 영국 AI의료서비스 업체 바빌론과 제휴해 영국에서 모바일 AI서비스에 나선다. (사진=바빌론)

예를 들어 영국 고유의 겨울철 우울증(January Blues)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바빌론을 통해 상담 치료사와 얘기할 수 있다. 또 진료 예약을 하고 의학적 검사를 받기 위해 바빌론앱을 사용할 수도 있다. AI는 의사의 진단에 따른 처방약을 받는 약국을 지도와 처방전까지 모바일 지도로 제공해 준다. 환자들은 의료기록을 항상 모바일로 열람해 볼 수도 있다.

계약조건, 비즈니스 모델 등 향후 전망은?

바빌론의 AI기반 ‘손안의 의사(GP)(General Practitioners) at Hand)’라는 헬스케어앱은 고객들에게 의료 상담과 조언 및 관련 서비스 등을 해 왔다. 이 AI는 비디오 채팅을 통한 일반검진(GP) 의료상담을 받기에 앞서 환자의 증세를 보고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해 준다.

영국내 바빌론 앱 사용자들은 이 모바일 AI 의료앱 서비스를 통해 연간 50파운드(약 7만2000원), 또는 1회에 25파운드(약 3만6000원)의 돈을 내고 비디오 의료상담을 예약하거나 증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바빌론의 AI 의료진단 및 관련 서비스 앱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비를 지불한다. 또한 구글 피트(Fit)나 애플 헬스(Health)에 대응해 경쟁력있는 바빌론 헬스제품을 만들어 가는 데 따른 매출을 공유한다.

보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바빌론이 자사 AI기반 의사 기술을 초창기에 영국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입자들을 위한 표준으로 삼은 후 전세계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의사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해주는 바빌론사와 모바일서비스 제공 협약을 체결했다.(사진=바빌론)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의사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해주는 바빌론사와 모바일서비스 제공 협약을 체결했다.(사진=바빌론)

두 회사는 계약에 따른 세부 재정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제휴는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의 반응이 미미한 가운데 영국 민간의료시장을 향한 바빌론과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시장 공세를 가속시킬 전망이다.

영국정부는 바빌론을 통한 의료 서비스로 전환한 환자들에게 재정지원을 해 준다. 하지만 일부 의사들은 이 회사가 치료하기 쉬운 환자를 선별 처치함으로써 일반병원들이 더 심각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드는 재정을 빼앗아 간다고 주장한다.

파사 CEO는 앞서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명당 5파운드를 청구하는 바빌론은 의사에게 가는 환자들을 완전히 자사의 AI진료로 바꾸도록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환자 선별 과정을 용이하게 하고 필요한 경우 훈련된 의료진에게 환자를 안내해주는 경우는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알리 파사 바빌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은 이 앱을 통해 수집된 자신의 의료데이터를 소유하며, 이 기록을 텐센트나 삼성전자같은 협력업체와 공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바빌론은 식별가능한 마커를 지운 데이터로 자사 AI 알고리즘을 훈련시킨다고 설명했다.

알리 파사는 “바빌론의 사명은 헬스케어(건강관리)를 손쉽게 저렴하게 접할 수 있게 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헬스케어(건강관리)를 혁신해 가려는 삼성의 비전은 빛나는 기술혁신, 고객 만족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및 전세계로 확산해 나가려는 역사와 맞물리면서 우리의 가치 및 사명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수백만 명의 삼성 (스마트폰)사용자가 곧 삼성 갤럭시폰을 사용해 개인 건강평가 및 치료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때 바빌론의 서비스를 사용하여 건강을 더 잘 관리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영국 바빌론과 휴대폰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 진단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앱서비스 제휴계약을 체결했다.(사진=바빌론)
삼성전자가 영국 바빌론과 휴대폰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 진단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앱서비스 제휴계약을 체결했다.(사진=바빌론)

카일 브라운 삼성전자 영국법인의 기술 및 서비스 책임자는 “우리는 삼성 헬스앱에 ‘바빌론으로 작동하는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말로 고객들을 환영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이제 우리 고객들은 어디서든 몇 번의 탭만으로 자신의 증상을 체크하든, 의자들의 상담을 받든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들의 건강을 돌볼 수 있게 됐다. 앱을 통해 바빌론 서비스를 이용할 수있게 된 것은 삼성이 더 연결되고 건강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따른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빌론, 텐센트 이어 삼성전자와도 계약하면서 잇단 축포

삼성전자와 바빌론의 제휴는 바빌론이 중국 인터넷그룹 텐센트와 메시징앱 위챗 서비스를 통한 의료서비스 계약을 체결한지 한달 만에 나왔다. 위챗 사용자는 10억명에 달한다. 바빌론은 이외에도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와도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1월에는 알파고 개발로 유명한 데미스 하사비스와 무스타파 슐레이만 딥마인드 공동창업자로부터 2500만달러(약 269억원)를 투자받았다. 18개월 전 마지막 펀딩을 통해 2억8000만달러(약 3011억원)의 가치를 평가받은 바빌론은 15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고객의 절반은 영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르완다와 아일랜드에 퍼져있다. 하지만 텐센트가 올가을 중국에서 전면적인 바빌론 AI 의료진단 서비스를 시작하면 고객층이 급증하면서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 파사 박사는 골드만삭스 출신으로서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병원을 운용하는 영국 최초의 민간 업체인 써클(Circle)을 설립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우리는 환자 데이터베이스의 모든 데이터를 그래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한다. 이를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게 됨에 따라 고객의 단말기는 더 똑똑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빌론은 지난 2014년 설립된 회사로 영국 국립의료서비스(NHS) 병원과도 제휴하면서 의사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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