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속도·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요금제는 3월 초 기준 작년 4분기에 비해 자발적 가입 고객이 유사 기본료 요금제 대비 9배 가량 많습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 30일 LG트윈스의 홈 개막경기가 열리는 잠실야구장에 마련된 U+프로야구앱 체험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지난 2월 22일 속도와 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후 고가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권 부회장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의 속도·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요금제는 월 8만80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기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달리 월 단위, 일 단위의 데이터 제공량 제한이 없고, 속도 제한도 없다. 실질적인 의미의 무제한 요금제인 셈이다.

LG유플러스 측은 “고가요금제는 보통 대리점에서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속도·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요금제는 고객에게 먼저 문의가 오고 있고, 자발적으로 가입한다”라며 “이는 흥미로운 결과”라고 전했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의 달라진 행보는 소모적인 경쟁보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관점에서 재평가 받을 기회다. 특히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도약을 앞둔 현 시점엣어 이동통신사의 사업 방식 변화는 긍정적이다.

권 부회장은 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U+프로야구앱 뿐만 아니라 추가 킬러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시대의 생태계인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에서 N과 C로 3위 사업자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이동통신사들이 달라졌다. 이동통신업은 막대한 설비투자비 등으로 다수의 사업자가 존재하기 어렵다. 그만큼 경쟁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동통신 3사는 요금이 비슷한 수준을 넘어 담합으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음성, 데이터 등의 요금체계는 3사 간 차이가 없었다.

정부가 이동통신사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보편요금제 출시 등 통신비 규제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그랬던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들어 자발적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문은 LG유플러스가 열었다. 지난해 12월 최고가 요금제 ‘데이터 스페셜D(월 11만원)’를 8만원대로 가격을 낮췄다. 이에 SK텔레콤과 KT 모두 11만원대 요금제를 8만원대 요금제로 통합했다.

SK텔레콤은 로밍요금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12시간 단위로 로밍을 할 수 있고, 음성통화를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과금토록 했다. KT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중 가장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를 1GB(기존 300MB)로 늘린,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무약정)를 선보였다.

우리나라의 통신품질은 세계 주요 선진국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적극적인 투자로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관련 기술 산업을 이끈 이동통신사의 노력이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언제 어디서나 양질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산업도 이끌며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요금 체계와 가입 구조, 불법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뺏기 경쟁 등을 지켜본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의 달라진 행보는 소모적인 경쟁보다 새로운 고객 가치 창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평가를 받을 기회다. 특히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도약을 앞둔 이동통신사의 사업 방식 변화는 긍정적이다.

이동통신 3사 요금제, 멤버십 개편 현황 (자료=각 사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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