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올해 하반기 중에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케이블TV사업자가 늘어난다. 케이블TV업계는 여러 사업자가 참여하는 만큼 동등결합 상품 가입자 증가폭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까다로운 가입 조건과 방송 결합 상품의 부재는 미비점으로 꼽힌다.

11일 SK텔레콤과 유료방송업계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남인천방송과 서경방송, 금강방송, 광주방송, 대구푸른방송 등 5개 케이블TV사와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한 논의를 마쳤다. 이 상품의 전산 개발이 두 달에서 세 달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 말에 본격적으로 상품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과 CK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씨엠비, JCN울산방송 등은 지난해 12월 13일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그 다음해 3월에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차 사업자와의 동등결합 상품 출시 시기에 대해 확언할 수 없지만 하반기 중에는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등결합 상품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케이블TV의 초고속인터넷을 묶어서 할인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케이블TV사업자가 이동통신사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자사 상품에도 무선 결합을 요구한데 따라 만들어진 이종 결합상품이다.

현재 동등결합 상품 가입 건수는 약 2000건이다. 3월부터 동등결합 상품이 본격적으로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평균 400~500명이 가입한 셈이다. 그러나 케이블TV 시청자가 1400만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아직 괄목할만한 성과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케이블TV 업계는 지난해 12월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한 공식 협정을 체결했다. (사진=SK텔레콤)

가입 조건, 케이블 방송 결합 못하는 것은 한계

동등결합 상품 가입 건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입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신규 가입, 재약정 고객이 대상이다. 즉, SK텔레콤의 무선과 케이블TV의 초고속인터넷을 사용 중이라고 해서 두 가지 서비스를 바로 결합해서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그만큼 가입 대상자의 범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미래부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을 가입 대상자는 신규, 재약정 가입 고객”이라며 “이같은 가입 조건이 없으면 SK텔레콤 측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동등결합 상품에 케이블TV 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만 포함된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케이블TV사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약 300만명이다. 반면 케이블TV 방송을 보는 사람은 1400만명에 달한다. 케이블TV업계가 방송이 결합된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원하는 이유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송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서 실제 방송이 결합된 동등결합 상품이 출시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이 들어간 동등결합 상품 출시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 출시된 동등결합 상품의 시장 반응에 따라 관련 논의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가입 절차를 개선하는 등 동등결합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TV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SK텔레콤의 모바일 상품을 묶으려면 케이블TV 업체에 신청해야할 뿐만 아니라 SK텔레콤 대리점에 직접 방문해서 추가 서류를 작성해야만 했다. 이제는 케이블TV 사업자 측에서 이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소비자의 수고를 덜었다.

현대HCN의 경우 3월 중순부터 SK텔레콤 온라인 대리점 자격을 얻어 동등결합 상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SK텔레콤 대리점에 방문해야하는 중간 단계를 생략해 가입 절차가 중간에 무산되는 리스크를 방지한 것이다.

케이블TV 업계는 향후 SK텔레콤 홈페이지에서도 동등결합 상품을 안내하고 SK텔레콤 대리점에도 안내물을 비치하는 등 홍보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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