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SK텔레콤의 모바일과 케이블TV 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묶은 동등결합 상품 판매 건 수가 1000건을 돌파했다. 동등결합 상품의 가입절차를 개선하면서 상품 가입 건이 빠르게 증가했다.

동등결합 상품이란 이동통신사가 자사 통신‧방송 상품에 케이블TV 회사의 방송, 초고속인터넷 등의 상품을 묶어 할인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18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케이블TV 사업자의 동등결합 상품 가입 건 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지난 3월부터 상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주 평균 100건이 판매된 셈이다. 각 사업자의 방송시장 점유율대로 가입자가 분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등결합 상품은 출시 한 달이 지나 150여건, 지난달 말 300여건 등 예상보다 가입자 수가 적어 케이블TV 업계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최근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동등결합 상품 가입 절차의 개선이 주효했다. 그동안 케이블TV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SK텔레콤의 모바일 상품을 묶으려면 케이블TV 업체에 신청할 뿐만 아니라 SK텔레콤 대리점에 직접 방문해서 추가 서류를 작성해야만 했다. 이제는 케이블TV 사업자 측에서 이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소비자의 수고를 덜었다.

SK텔레콤과 케이블TV 업계는 지난해 12월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한 공식 협정을 체결했다. (사진=SK텔레콤)

동시에 동등결합 상품 가입 희망자가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했다가 역으로 IPTV에 가입 가입자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했다.

현대HCN은 3월 중순부터 SK텔레콤 온라인 대리점 자격을 얻어 동등결합 상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오태윤 현대HCN 대리는 “SK텔레콤 대리점에 방문해야하는 중간 단계를 생략해 상품 가입 절차를 진행하다가 무산되는 리스크가 없다”고 말했다.

향후 케이블TV 업계는 SK텔레콤 홈페이지에서도 동등결합 상품을 안내하고 SK텔레콤 대리점에도 안내물을 비치하는데 협의를 완료하는 등 홍보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동등결합 상품 가입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풀어야할 숙제는 산적하다. 현재 동등결합 상품은 이동통신 3사 중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만 참여하고 있어 불완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유플러스와 케이블TV 측은 몇 차례 실무진 접촉이 있었으나 상품 출시 계획 등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다. KT는 이동통신사 중 가장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곳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 다른 두 통신사가 유사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이동통신업계 특성상, 동등결합 상품이 SK텔레콤의 무선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KT와 LG유플러스도 재빠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업계의 주력 상품인 방송이 포함된 동등결합 상품의 부재도 한계로 지적된다. SK텔레콤과 케이블TV 업계가 동등결합 상품 출시 논의 당시, 케이블TV업계의 방송 상품이 가격도 제각각인데다 종류도 다양해 검토할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에 하루라도 빨리 동등결합 상품을 내놓기 위해선 상품 구성이 단순한 초고속인터넷을 앞세울 수밖에 없었다. 케이블TV의 방송이 접목된 동등결합 상품의 출시 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케이블TV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방송이 들어간 동등결합 상품은 내놓을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 출시된 동등결합 상품의 시장 반응에 따라 관련 논의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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