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케이블TV 업계가 동등결합 상품 출시 준비를 마치고 미래창조과학부의 약관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미래부 약관 인가는 이달 15일을 전후로 마무리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유관 부처와의 협의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르면 이달 말 관련 결합 상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케이블TV의 방송까지 결합한 완전한 의미의 동등결합 상품 출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동등결합 상품이란 이동통신사가 자사 통신‧방송 상품에 케이블TV 회사의 방송, 초고속인터넷 등의 상품을 묶어 할인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는 동등 결합상품에 대한 전산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사실상 당장이라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단계까지 준비를 마친 것이다. 케이블TV 업계 3위 사업자 딜라이브는 이달 중으로 전산 개발을 끝낼 방침이다.

이들은 SK텔레콤이 대표로 구성한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약관의 미래부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의 약관이 인가를 받으면 개별SO들은 결합상품 약관을 신고하기만 하면 된다.

미래부의 약관 심사는 당초 이달 15일경 결론날 전망이었으나 이달 말에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약관 심사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합상품 인가 절차가 결합심사위원회를 거치고 있고, 이번 결합상품이 물가안정법 상 인가대상에 속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라며 “약관 심사를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음 주까지는 어려우나 이달 중으로는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이 6개 케이블 사업자와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한 협정 체결 모습. 왼쪽부터 딜라이브 전찬호 실장, CMB 심탁곤 상무, 티브로드 정우용 상무, SK텔레콤 임봉호 본부장, 현대 HCN 조석봉상무, JCN 울산중앙방송 김기하 국장, CJ헬로비전 이영국 상무.(사진=SK텔레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이동전화와 케이블TV 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을 묶은 결합상품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3월 초에 출시될 전망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유료방송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한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이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방송(IPTV)과 초고속인터넷을 묶어 할인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6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전체 결합상품 가입자 중 이동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 가입자는 2011년 418만명에서 2015년 783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와 같은 입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성과”라며 “이제 동등결합 상품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동등결합 상품이 반쪽짜리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케이블TV 사업자의 주력상품인 방송이 아직 동등결합 상품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SK텔레콤과 케이블TV 업계가 동등결합 상품 출시 논의 당시, 케이블TV업계의 방송 상품이 가격도 제각각인데다 종류도 워낙 다양해 검토할 부분이 많았다. 이에 하루라도 일찍 동등결합 상품을 내놓기 위해선 상품 구성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초고속인터넷을 앞세울 수밖에 없었다. 케이블TV의 방송이 접목된 동등결합 상품은 상반기 중에 출시될 지도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한 동등결합 상품을 내놓으면서 시간과 비용적 소모가 커 방송이 들어간 동등결합 상품은 내놓을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 출시되는 이번 동등결합 상품의 시장 반응에 따라 관련 논의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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