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챌린저 뱅크(Challenger Bank)가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셔터스톡]
영국에서 챌린저 뱅크(Challenger Bank)가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한국 금융권이 벤치마킹해 온 핀테크 선진국 영국에서 챌린저 뱅크(Challenger Bank)가 부상하고 있어 국내로도 확산할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런던사무소는 영국 챌린저 뱅크 현황 및 시사점에 관한 연구 자료를 최근 작성했다.

금감원 런던사무소는 영국 금융감독당국이 소매 은행 부문의 경쟁 촉진을 위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혁신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은행 출현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영국 건전성감독청(PRA)과 영업행위감독청(FCA)은 은행 스타트업 조직을 발족해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챌린저 은행 인가체계를 마련했다.

챌린저 은행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측면에서는 기존 은행들의 인터넷 뱅킹, 인터넷 전문은행 등과 같지만 기존 보수적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난 효율적 프로세스를 추구하고 개인영업, 기업영업, 주택담보대출 등 특정 서비스에 특화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국의 주요 챌린저 뱅크들을 보면 개성이 뚜렷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레볼루트(Revolute)는 2015년 2명의 창업자에 의해 모바일 앱을 통한 외화환전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은행업무와 보험, 주식, 가상자산 등의 거래와 관리 서비스를 확장해 영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챌런저 뱅크가 됐다. 레볼루트는 전 세계 1500만명의 고객과 50만개 기업이 사용하고 있으며 30여개국 통화 환전을 진원하고 있다.

몬조(Monzo)는 2016년 모바일 앱과 연동된 마스터카드 제휴 선불카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몬조는 소규모 기업에서 복수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공유 계좌 서비스와 현금 인출시 수수료 미부과 서비스 등으로 56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2017년 챌린저 뱅크 인가를 받은 스털링뱅크(Starling Bank)는 개인용, 유로전용, 10대용 등 특화된 개인용 계좌 등을 제공해 200만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또 오크노스뱅크(OakNorth Bank)는 중소기업 대출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클린뱅크(Clear Bank)는 기업 간 자금 이동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 JP모건은 영국 기존 은행 법인과 별도로 개인 고객용 챌린저 뱅크인 체이스뱅크를 설립하기도 했다.

즉 외환 거래, 개인 금융 서비스, 중소기업 대출 등 기존 은행의 전체 업무들 중 특화된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영국 금융감독당국은 지금까지 26개의 챌린저 뱅크를 인사했고 이중 23개가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영국 성인의 27%인 1400만명이 계좌를 보유했을 만큼 챌린저 뱅크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챌린저 뱅크 등장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금융권에 변화가 일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지적했다. 기존 은행들이 챌린저 뱅크를 설립하고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챌린저 뱅크가 이익시현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챌린저 뱅크가 주목되는 것은 영국이 핀테크 선진국으로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금융당국도 영국의 오픈뱅킹, 오픈파이낸스, 샌드박스 제도 등을 정책에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영국의 챌린저 뱅크 모델이 국내에서도 적용될지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챌린저 뱅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은 IT중견기업인 더존비즈온의 자사주 1.97%(총 723억 규모)를 취득하는 전략적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신한은행 관계자는 “혁신적인 금융·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중소기업의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고 강력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로 기업 특화 챌린저 뱅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0월 제3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출범한 토스뱅크도 중신용자, 소상공인 중심의 챌린저 뱅크 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이미 기존 은행들이 챌린저 뱅크 모델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