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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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영국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Revolut)가 설립 7년 만에 40개국에서 서비스를 출시하며 기업가치 330억달러(약 42조원)를 기록했다. 레볼루트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레볼루트는 MZ세대를 주고객으로 하면서도 계속 새로운 고객을 발굴했으며 서비스 영역 역시 영국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장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Revolut)의 성공 전략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2015년 7월 영국에서 해외결제, 송금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레볼루트는 올해 6월 기준으로 18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레볼루트의 기업가치는 창립 다음해인 2016년 3300만달러에서 2018년 17억달러, 2020년 55억달러, 2021년 33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영국의 4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NatWest)의 기업가치 334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은 1968년 설립된 54년 전통의 은행으로 약 100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레볼루트가 영국 핀테크 기업들 중에서도 특별히 급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가 분석한 레볼루트의 성공전략을 보면 국내외 핀테크 기업들과 유사한 점과 차이점이 극명하게 나뉜다.

레볼루트는 다른 핀테크 기업들처럼 20~30대 MZ세대 고객 확보에 주력했다고 한다. 이는 영국 내 경쟁 핀테크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한국의 은행, 핀테크 기업들도 MZ세대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레볼루트는 MZ세대 고객 확보에 집중하면서도 빠르게 새로운 타겟 고객 발굴을 추진했다. 레볼루트는 자녀 용돈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미래 고객인 10대를 확보하는 동시에 그들의 부모 세대인 40대도 고객으로 확보했다.

또 MZ세대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금융생활, 투자, 보험, 여행 4대 분야에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 광범위한 고객을 확보했다.

레볼루트는 간편결제, 오픈뱅킹, 국제송금, 예산관리, 주식거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저축, 반려동물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공과금 관리, 여행상품 예약, 숙박 예약, 여행자 보험, 기부, 기프트카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레볼루트는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앱 전략을 추진하면서도 자신들이 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은 서비스는 협력, 제휴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또 레볼루트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구독 경제 모델도 선보였다. 구독 서비스는 2020년 기준으로 레볼루트 수익의 29%를 차지하며 주요 수익원이 됐다.

레볼루트의 이런 전략은 최근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슈퍼 앱 전략을 채택했으며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레볼루트의 가장 큰 차별점은 공격적인 해외 진출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레볼루트가 올해 6월 기준으로 40개국에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90개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볼루트는 영국을 거점으로 유럽 지역을 선제 공략한 후 아시아, 아메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레볼루트는 틈새 시장을 노렸다. EU에서는 MZ세대 고객과 함께 여행객들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미국, 일본에서는 이민자, 현지 거주 외국인 등 기존 금융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고객들을 겨냥했다. 영국의 스탈링(Starling)이 영국에서만 영업을 하고 몬조(Monzo)가 올해 미국에서 정식서비스를 출시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이는 한국 핀테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하나은행 등은 슈퍼 앱, 생활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주로 국내에 서비스가 국한돼 있다. 빅테크 기업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은 일부 해외에 진출해 있지만 일본, 동남아 등 일부 지역에 서비스가 국한돼 있다. 레볼루트 처럼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는 달리 말해 레볼루트 같은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해외 진출 시 영업점 설립 등 전통적인 방법에 안주하기보다는 해당 국가 타겟 고객 공략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탑재한 뱅킹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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