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강대구 보라비트 대표,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 김성아 한빗코 대표,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 [사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왼쪽부터) 강대구 보라비트 대표,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 김성아 한빗코 대표,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 [사진: 한국블록체인협회]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 신고 접수일이 영업일 기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정보인증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 발급 관련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실명계좌 없이 먼저 사업자 신고 접수를 해 당국 심사를 받고, 이 심사 기간 동안 실명계좌를 보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9개사는 7일 한국블록체인협회 대회의실에서 '위기의 가상자산 산업, 금융당국이 결자해지하라'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9개사는 보라비트와 에이프로빗, 코어닥스, 코인앤코인, 포블게이트, 프로비트, 플라이빗, 한빗코, 후오비코리아 등이다. 이들 모두 ISMS 인증을 획득했다. 

특금법에 따라 원화마켓을 운영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9월 24까지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고 ISMS 인증을 획득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 접수를 완료해야 한다. 7일 기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접수를 완료한 곳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뿐이다. 

사업자 신고 접수 마감일이 영업일 기준 약 10일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제외 추가로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가상자산 거래소는 전무하다. 그동안 은행은 실명계좌를 발급해 주고 해당 가상자산 거래소에 문제가 발생할 시, 이를 은행이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상당해 실명계좌 발급을 거부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거래소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금융당국은 거래소에 대한 심사와 평가를 은행에 떠넘긴 채 방치했다"며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의 특수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개별 은행의 업무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책임지라고 하면, 감히 나설 수 있는 은행이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원화마켓을 제거하고 코인마켓으로만 운영하면 사업자 신고를 접수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에 대해서도 거래소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거래소들은 코인마켓만 운영 시 사업성이 없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으며 "금융당국이 건전하게 육성해야 할 산업을 짓밟는 무책임한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이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유연한 행정적 절차를 발휘해 주기를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ISMS 인증을 획득한 거래소들에 한해 사업자 신고 접수가 가능토록 하고, 당국의 심사 기간 중 실명계좌 요건을 보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달라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가 사업자 신고를 접수하면 이후 심사 기간이 최대 3개월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실명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당국의 심사가 끝날 때까지는 한시적으로 기존의 방식대로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져 해당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게 되고, 이때 부적절한 행위가 적발되면 자발적으로 원화마켓을 중단하겠다고도 선언했다. 

또 거래소와 은행 간 책임 구분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거래소들은 "거래소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전적으로 거래소 책임이지 결코 은행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금융당국은 더 이상 은행을 앞세우지 말고 거래소와 은행의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은행과의 정식 창구가 없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는 "현재 가상자산 사업자가 실명계좌를 은행에 신청할 수 있는 정식 창구가 없다"며 "인맥을 통해 은행 담당자와 만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실명계좌 발급 절차부터 책임 구분까지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이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유연한 대응을 발휘해 주길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강대구 보라비트 대표는 "금융당국이 (은행과)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 업계가 숨쉴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언급했으며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도 "금융당국이 현 상황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한다면 적극 개입해 은행과 거래소 간 제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도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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