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명섭 기자]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모바일과 결합한 IP(인터넷)TV에 밀려 가입자 수가 서서히 줄어들더니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케이블업계는 통신사 모바일에 케이블TV를 결합한 ‘동등결합’ 상품을 요구하는데 한 목소리를 내는 한편, B2B 사업 확장, OTT 서비스 출시 등에 개별 행보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유료방송사업자 가입자 현황’을 보면 케이블TV 가입자는 2013년 12월 1천484만명, 2014년 6월 1천483만명, 올해 6월에는 1천348명까지 하락했다. 2009년 가입자 1천500만명 확보해 정점을 찍은 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53.4%(2013년 12월)에 달하던 점유율은 47.93%(2016년 6월)까지 떨어졌다.

반면 IPTV 가입자는 2013년 12월 873만명에서 올해 6월 1천185만명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31.4%에서 41.2%로 상승했다.

▲ 유료방송사업자 가입자 수 변화 추이. (자료=미래창조과학부)

IPTV의 꾸준한 성장은 모바일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 등을 묶은 결합상품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모바일 결합상품이 없는 케이블TV는 가입자를 서서히 뺏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케이블 업계의 입장이다. 현재 이통사는 모바일과 인터넷·유선 등을 묶어 방송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케이블방송TV협회 관계자는 “케이블TV와 IPTV는 채널 수와 콘텐츠 질에서 일부 차이가 있지만 가입자가 이탈할 만큼의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주요 채널은 동일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방송과 모바일을 결합한 이통사의 결합상품이 불공정한 경쟁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는 공통적으로 모바일 결합상품 출시가 IPTV의 점유율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인정하지만 이용자 유치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콘텐츠 수급에 투자를 지속해왔던 점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IPTV의 점유율은 모바일 결합상품의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용자의 편익을 위해 콘텐츠를 발굴하고, 투자한데 대한 노력도 분명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케이블업계는 상생방안으로 SK텔레콤의 모바일과 케이블TV의 상품을 묶는 ‘동등결합 상품’ 판매를 요구해왔다. 이를 수용한 미래부는 이번주 내로 유료방송발전방안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케이블 업계는 국가 정책적인 면에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편 개별 사업자들은 위기를 돌파할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9일 개최한 '유료방송 발전방안' 2차 토론회.

케이블업계 1위 사업자(가입자 기준)인 CJ헬로비전은 본업인 방송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최근 5대 성장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방송사업 경쟁력 강화를 기본으로 하고 소프트플랫폼 전략 추진, N스크린(OTT) 확대, 알뜰폰 투자 확대, 신수종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위 사업자인 티브로드 관계자 또한 “방송과 초고속 인터넷 영역 뿐만 아니라 CCTV나 홈캠 등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신웅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그 다음으로 가입자 수가 많은 딜라이브는 OTT(Over The Top·인터넷 기반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에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달 초 OTT사업팀을 본부로 승격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딜라이브는 지난 6월 ‘딜라이브 플러스’를 출시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확충하고 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OTT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며 “올해 OTT 셋톱박스 목표 판매량인 1만대를 10월에 달성했다”며 “케이블 방송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율을 높이는 등 본업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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