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 MLB ‘뉴욕 양키스’의 요기베라 선수가 남긴 말로 대결은 끝까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지난 2013년 상영해 큰 인기를 모았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가 나정이를 두고 쓰레기와 기싸움하던 중 내뱉은 말로 한국에서 널리 알려졌다.

클라우드 업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스타트업의 전설로 불리는 넷플릭스, 우버 같은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뿐 아니라 최근 한국에서도 리전을 설치해 카사노바와 같은 실력으로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의 마음을 빼았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의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이비엠(IBM)도 스타트업에 맞춘 플랫폼 및 전략을 더욱 강화해 AWS로 기울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마음을 흔들겠다는 목표다.

▲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4 중 칠봉이 역을 맡은 유연석 (사진=tvN)

AWS “스타트업의 성장…AWS 클라우드가 함께한다”

실제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만한 ‘직방’, ‘다방’, ‘피키캐스트’, ‘요기요’,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이음소시어스’, ‘비트윈’, ‘심심이’, ‘아프리카TV’, ‘판도라TV’, ‘리멤버’, ‘스마트스터디’등이 모두 AWS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고객이다.

특히 배달앱 O2O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는 지난달 개최된 AWS 2016 서울 서밋서 오는 2017년 상반기까지 자사 모든 서비스 관련 인프라를 AWS로 이전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스타트업 뿐 아니라 국내 탑 10 게임사 역시 모두 AWS 서비스를 사용 중에 있다.

이처럼 AWS가 스타트업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비결은 세간의 인식처럼 가격이 아닌 스타트업에 특화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개팅 앱 서비스 스타트업 아만다의 김동수 CTO는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닌 AWS 클라우드를 선택한 이유는 가격적인 측면보다는 스타트업 들이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 정책이 잘 되어 있다”고 말했다.

최문수 한국IDC 엔터프라이즈 리서치그룹 연구원은 "AWS 클라우드 서비스가 타 서비스에 비해 속도 및 가격적인 메리트로 인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많은 사례로 검증되었기 때문”이라 며 “AWS의 PaaS를 연계한 확장성 및 ‘람다’ 스트리밍 서비스, 오로라 DB, 등 AWS만의 특화된 서비스와 넷플릭스, 세일즈포스, 배달의 민족 등 수 많은 레퍼런스(보유)가 AWS의 메리트다"고 설명했다.

▲ 국내 대표 스타트업 대부분이 AWS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AWS)

AWS에 따르면 오로라는 MySQL과 호환되는 데이터베이스 엔진으로 MYSQL보다 5배 높은 성능을 내고 비용은 10분의 1이 수준이라 오라클SQL이나 MS SQL 같은 높은 비용의 DB 솔루션 도입 대신 관계형 데이터 베이스 서비스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람다는 서버 등의 인프라 자원을 별도로 할당하지 않고 코드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장애 발생 등 이벤트 발생에 바로 응답해하고 컴퓨팅 리소스를 자동으로 관리해준다.

이어 최 연구원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안정성인데 AWS는 안정성 뿐 아니라 스타트업 메뉴얼 및 지원정책이 잘 되어 있어 많은 스타트업이 AWS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WS 관계자는 “전 세계의 많은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이미 AWS 클라우드 상에서 사업을 구축했다”며 “AWS는 벤처캐피탈, 스타트업,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AWS Activate(액티베이트)를 선보였으며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AWS를 활용해 더 빨리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AWS 액티베이트는 신생 기업들이 AWS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데 필요한 리소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은 AWS 전문가로부터 1:1 안내 및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웹 기반 교육, 자습형 실습, 고객 지원, 외부 업체 제공 서비스, 그리고 일정 금액 상당의 AWS 서비스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MS·IBM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나”

MS와 IBM은 그동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강조하며 대기업 엔터프라이즈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최근 산업 중심의 한 축으로 변하고 있는 스타트업 업계도 놓치지 않겠다는 목표다.

MS는 현재 비즈스파크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스타트업에 클라우드 등 MS 소프트웨어를 3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MS에 따르면 현재 165개 국가에서 10만여 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MS 관계자는 “MS도 AWS와 같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고 대기업 고객만 신경쓰고스타트업을 방관하는 것이 아니다”며 “MS 애저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MS 오피스 등 MS의 SW를 무료 지원하고 글로벌 진출까지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MS와 IBM은 그동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강조하며 대기업 엔터프라이즈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최근 산업 중심의 한 축으로 변하고 있는 스타트업 업계도 놓치지 않겠다는 목표다 (사진=IBM)

IBM역시 ‘카탈리스트’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카탈리스트 프로그램’은 전 세계 인큐베이터 파트너들의 투자금과 멘토링을 스타트업 기업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대 1년간 IBM 소프트레이어 클라우드 인프라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잠재적 파트너나 투자자와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한국IBM은 국내에서 카탈리스트 지원 범위를 지난해 대비 10배로 확대해 각 스타트업별로 연간 최대 1억 2천만 원 상당의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IBM 관계자는 “IBM은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고객 군에 맞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강조하고 있는 동시에 스타트업에 맞춘 정책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현재 국내 스타트업들이 IBM 소프트레이어 클라우드를 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보강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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