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알리페이, 페이팔, 뱅크월렛 카카오, 카카오페이, 라인페이 등이 한국서 핀테크(금융 서비스 기술) 대전을 벌인다.국내 업계는 장기전으로 가면 해외 업체에게 결제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 있어 국내 서비스의 인프라 통합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지난달 11일 다음카카오와 금융결제원이 손잡고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를 출시했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출시와 동시에 기존 핀테크 시장을 IT중심에 세우며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서비스 가입자 수도 출시 20여일 만에 50만 명을 돌파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 90%이상인 카카오톡과 연동이 되기 때문에 시장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업계의 평가다.
 
▲ ▲ 카카오톡 플랫폼의 영향력에 기반한 뱅크월렛 카카오의 가입자수가 20여일 만에 50만명을 넘어섰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사용자가 등록한 은행 계좌의 실제 돈을 뱅크머니로 바꿔 온오프라인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온라인으로만 결제하는 간편형과, NFC(근거리무선통신)를 이용 오프라인 결제까지 가능한 NFC형으로 쓰임새가 나뉜다. NFC형은 스마트폰 NFC기능을 통해 유심에 저장한 뱅크머니를 매장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직접 오프라인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이 NFC형 밖에 없다. 국내 NFC결제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되지 않은 만큼 다날의 바코드 결제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결제원 정대성 실장은 “현재 다날과 (뱅크월렛 카카오의) 바코드 결제 및 가맹점에 대한 세부적인 부분을 협의 중이다”라며 “알리페이, 텐페이같은 외국 결제서비스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도 가맹점과 이용자수를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다음카카오가 뱅크월렛 카카오보다 먼저 내놓은 카카오페이도 있다. 카카오페이는 LG CNS의 카드결제 시스템을 채택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한 번 등록해두면 모바일 쇼핑 앱, 온라인 쇼핑 사이트 등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이달 8일 카카오톡이 업데이트 되면서 카카오페이에 QR코드 결제가 추가됐다. 아직 QR코드 결제를 지원하는 가맹점은 없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위메프와 티몬 같은 소셜커머스와 배달의민족같은 배달 앱 서비스 등 여러 업체와 손잡고 온라인 사이트에서 QR결제를 지원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 페이팔도 국내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어 핀테크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페이팔도 국내 시장 진입중이다. 페이팔 애뉴 나야 상무도 지난 달 18일 한국을 중요한 마켓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페이팔은 일종의 에스크로 서비스로 판매자와 구매자의 중계역을 해준다. 구매자의 결제금액을 판매자에게 전달해주며 서로의 카드번호나 계좌번호를 공개하지 않아 각광받았다. 서로 다른 국가의 화폐를 쓰더라도 페이팔 자체 환전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다.
 
페이팔은 이미 KG이니시스, 하나은행과 제휴해 국내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단 미국 아마존과같은 해외 사이트 결제만 지원된다. 지난 9월 미국에선 페이팔 내 바코드 스캔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도 지원하게 됐다. 국내는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나질 않아 본격적인 서비스 지원을 못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중국 온라인 결제 시장의 51%를 차지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그 주인공이다. 알리페이는 신용카드, 은행 계좌를 통해 현금 충전을 해서 쓰는 페이팔과 유사한 금융 서비스다. 스마트폰으로 송금, 결제를 할 수 있으며 중국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를 중개해주는 알리바바닷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 ▲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도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알리페이도 KG이니시스, 한국정보통신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가 간 지불결제서비스와 부가세 환급지원서비스 틀을 만들어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롯데닷컴, 롯데면세점과도 제휴하면서 온오프라인 결제를 모두 지원하게 됐으며 하나은행도 제휴를 시작했다. 알리페이는 지난 3일에는 한국스마트카드까지 제휴해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엠패스 카드까지 내놓았다. 교통카드 사용뿐만 아니라 한국스마트카드가 제휴한 편의점, 유통점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텐센트의 텐페이도 국내 시장에 영역을 확장 중이다. 텐센트가 중국 현지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사용자가 6억 명, 큐큐 메신저는 8억 명을 넘겼다. 텐페이는 다음카카오처럼 이 SNS플랫폼과 연동한 온라인결제, 송금, 에스크로 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 사업을 펼치고 있다. 텐페이의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점유율은 19%에 달한다. 텐센트는 중국에 처음으로 민영은행인 위뱅크를 설립한데다가 텐페이 결제 후 남은 금액을 운용한 MMF(머니마켓펀드)의 경우 보유금만 9조원을 돌파했다.
 
텐센트는 국내 전자결제서비스 업체 갤럭시아컴즈와 손잡고 인터파크에 국가 간 결제서비스를 10월 달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갤럭시아컴즈는 향후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소셜커머스등으로 텐페이 서비스를 확대하고 비트코인, ATM을 이용한 현금 인출 등 텐페이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도 올 연말 일본에 라인페이를 출시한다. 라인페이는 뱅크월렛 카카오처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매개로 이뤄지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라인페이는 라인 서비스 및 오프라인 제휴 매장에서 결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결제수단은 신용카드와 제휴 은행 계좌를 통한 사전 충전 기능이다. 라인 친구들과 함께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비용을 나눠 내는 더치페이 기능, 친구의 라인페이 계좌로 돈을 보내는 송금 기능, 송금된 돈을 제휴 은행 계좌에서 출금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서비스 지원 범위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시 라인을 중심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란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 ▲ 네이버의 라인은 국내시장에 진출할 시기를 아직 고려중이다
 
라인페이는 일본 내 이용자 수 5,400만 명에 이르는 거대 플랫폼인 라인을 바탕으로 이용자 확보는 물론 앱 간의 연계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일본 시장에 진입한 뒤에는 대만과 태국등 라인 이용자수가 많은 글로벌 시장을 타격할 예정이다. 금융 서비스도 SNS플랫폼처럼 선점이 중요한 만큼 우선은 가능성 있는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라인페이와 알리페이, 텐페이 등의 국내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라인페이의 국내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낮은 만큼 라인페이의 국내 진출을 바로 하기는 어렵다”며 “우선 사용자가 많은 국가 위주로 기반을 쌓고 국내 시장도 도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알리페이와 텐페이를 제휴해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는 KG이니시스 측도 “알리페이나 텐페이 모두 중국 계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가 쓸 수 있도록 이니시스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국내 시장은 당분간 중국인 관광객만 이용가능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게다가 KG이니시스 측은 페이팔에 대해서도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 모바일 결제 시스템 업계는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해외 업체들을 강력한 경쟁상대로 염두 해 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해외 결제 시스템들의 국내 시장 지원이 미비하다고 해서 해외 결제 서비스의 영향력을 얕봐선 안 된다”며 “국내 소비자 가입이 허가되면 여러 업체로 나뉜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은 통합된 결제 시스템을 가진 해외 업체에게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이 커 가맹점과 카드 지원 같은 국내 결제 서비스의 인프라가 통합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