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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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신사업의 축을 '인공지능(AI)'으로 변경하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지난 몇년 동안 쏟아 부었던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의 신사업들은 축소되거나 타 사업부서와 흡수 합병되는 모습이다. 

국내 통신 3사들이 새 먹거리 찾기에 바쁘다. '탈 통신'을 선언한 통신 3사는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ICT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AI를 중심으로 비전을 선언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그동안 통신사들은 신사업을 향한 열망을 계속 보여왔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블록체인(2018년), 메타버스(2020년) 등의 열풍이 불때마다 신사업으로 점찍고 진출했으나, 막대한 리소스를 투입한 것 대비 수익화할 만한 단계까지 올라오지 못한 것.

통신 3사 중 블록체인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였던 곳은 SKT다. SKT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명 발급·제출 서비스 ‘이니셜’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전자증명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손잡고 협업을 이어왔다. 또 지난해에는 폴리곤랩스(Polygon Labs) 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KT도 기가체인, 민클 등을 선보이며 블록체인 사업에 발을 담갔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사업 전략을 기존 블록체인 사업에서 디지털 문서 사업 중심으로 전환한 상황이다. 플랫폼보다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던 LG유플러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메타버스 사업 성과도 어둡다. 3사 모두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였지만 존재감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SKT는 '이프랜드'를, KT는 ‘지니버스’, LG유플러스는 ‘키즈토피아’ 등의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다. 이에 그간 진행되었던 관련 사업은 축소되거나 다른 팀들과 합쳐지는 등 정리되는 가닥으로 진행되고 있다. 

통신사들이 진출했던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의 신사업들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의 사업은 수익이 금방 나는 사업들이 아니다"며 규모가 큰 통신사를 충족 시키기 위해서는 신사업 수익의 규모도 커야하는데, 관련 분야에서 수입이 난다고 해도 수익 규모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통신사 만의 블록체인, 통신사만의 메타버스 등을 생각했어야 하는데 일반적인 트렌드를 따라가다보니 차별화를 가지지 못했던 점도  실패의 원인"이라며 "이해도가 낮은 사업을 추진한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올해 통신사들에게 신사업을 그 어느때보다 절박하다. 통신 사업 시장이 포화에 이르면서 성장이 정체된 상황 속에서 정부의 가계비 인하 압박으로 요금제마저 올리지 못하면서 매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구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새로운 캐시카우 찾기에 서둘러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보다 통신에 초점을 맞춘 신사업을 진행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글로벌 트렌드에 뒤쳐질까 두려워 시작하기 보다는 통신사 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모델을 선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통신사들이 일단 변화를 해야겠다라는 동력만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기에 발생한 패착이다.구조적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모르다 보니 추진력이 다소 떨어지게 된 것"이라며 "통신사들이 조직 내에서 신사업에 대해 투자를 하거나 전략적으로 집중하기에 어려운 측면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AI를 향한 신사업은 각 회사 대표(CEO)들도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구조적으로 추진을 하는 것을 보아 전과는 바뀐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통신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방점을 둬야한다. (AI 분야도)기존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수익화 할 수 있는 AI 모델이 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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