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선수 [사진:KT]
이강인 선수 [사진:KT]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KT가 국가대표 축구팀 내분 사태, 일명 '이강인 논란'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KT는 지난 6년간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후원을 이어온 만큼 서둘러 손절하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이강인을 향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KT는 이강인을 모델로 내세웠던 광고 프로모션을 지난 16일 조기 종료했다. KT는 전국 대리점과 판매점에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한 갤럭시 S24 시리즈 프로모션 포스터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구매 혜택 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예정된 것으로 공교롭게도 겹쳤다는 것. 하지만 해당 광고 관련 프로모션 종료일은 17일로, 프로모션이 끝나기도 전에 포스터를 철거하는 사례는 흔치 않은 만큼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KT가 자사의 광고 모델 이강인의 광고를 서둘러 내린 것은 날선 여론 때문이다. 외신 등을 통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이강인을 포함 일부 선수가 탁구를 치러갔고 이를 주장인 손흥민이 말리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이 서로 다툼이 벌였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이강인이 손흥민과 충돌하면서 손가락을 다치는 일이 발생했고, 이에 이강인은 하극상을 일으킨 인물로 밉보여졌다.

이에 KT는 국민들의 거센 비판에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서둘러 '이강인 지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속은 쓰리다. 이번 논란으로 장기근속 모델이던 이강인을 빠르게 손절하는 것도 부담일 수 있다.

그간 KT는 이강인을 6년간 후원해 오면서 든든한 성장 동반자 이미지를 강조해온 바 있다. 앞서 KT는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골든볼’을 수상한 후 후원 계약을 맺었다. 즉 이강인은 6년동안 KT의 얼굴 마담역할을 한 것. 또한 KT는 지난달 1월 후원 재계약을 맺고, 이강인 선수가 활약하는 프랑스 현지에서 ‘KT×갤럭시 S24 모델’ 광고를 촬영해 유튜브에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강인을 향한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실제 KT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개제된 이강인 광고 영상에는 광고를 내리거나 모델을 변경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몇몇 이용자는 이강인을 계속 모델로 채용할 경우 통신사를 변경하겠다고도 주장한다. 현재 KT는 LG유플러스에게 통신 시장 2위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기에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여론이 장기전으로 갈 경우 KT가 이강인과의 관계를 끊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불매운동까지 번지면서 이강인을 모델로 채용했던 다수의 기업들이 광고를 잠정 중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KT 측은 "(이강인과 후원 계약 종료 여부)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최근 KT는 주당 4만원을 돌파하고 시총 10조원을 탈환하며 이통사 시총 1위를 노리는 상황이다. 김영섭 대표의 비용 절감 조치, 비핵심 사업 구조 조정 추진, 주주 친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8월 이후 KT 주가는 약 28% 상승했다. 모처럼 KT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오랜기간 대표모델로 활동했던 이강인과의 인연을 어떻게 끝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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