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네이버 카카오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해 각각 9조원, 8조원의 연매출을 돌파하며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하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네이버가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간 반면 카카오는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올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핵심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9조6706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 9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전년 대비 17.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카카오도 매출액이 14% 증가한 8조1058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회사 역대 최대 실적의 공통점은 커머스와 콘텐츠가 이끌었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경우 커머스와 콘텐츠 매출이 각각 2조5466억원, 1조7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37.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활용 커머스 사업인 톡비즈가 효자 노릇을 했다. 톡비즈는 전년 대비 11.2% 증가한 2조10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콘텐츠 부문 매출도 약 4조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특히 뮤직 부문의 경우 SM 인수 편입 효과가 반영돼 92.9% 급증한 1조7250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커머스와 콘텐츠 외에도 분야도 고른 성장을 보이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1% 증가한 1조4888억원이다. 

반면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5019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원인에는 영업비용 증가가 꼽힌다. 연간 영업비용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7조6039억원을 기록했다. SM을 포함한 신규 연결종속회사의 편입 영향으로 인건비가 전년 대비 9.6% 증가했고, 외주·인프라비, 상각비도 각각 23.1%, 28.6%씩 늘었다. 

다만 4분기만 놓고 보면 카카오의 영업이익 개선 추세가 돋본인다. 카카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2%,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892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전분기 대비 6.7% 성장한 405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성장동력은 'AI'...중국 커머스 진출엔 '예의주시'

이처럼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AI 기술을 활용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먼저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초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가 더 잘 발견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이용자 경험 향상이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핵심 사업인 검색, 커머스에 AI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PC 통합 검색에 부분 적용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를 올해 상반기 모바일에 적용하고 멀티 모달 기술을 추가할 계획이다.

커머스의 경우 올해 브랜드스토어에서 네이버 통합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추천과 광고의 셀렉션까지 통합 데이터 커머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웹툰과 스노우 같은 콘텐츠 부분에서는 AI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제공되면서 스노우의 'AI 이어북'과 같이 B2C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AI를 접목할 계획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5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 국민이 생활 속에서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과 AI를 결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국내에서 가장 넓은 B2C 접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 서비스를 대중화한데 이어 AI 서비스가 전 국민 생활 속에서 확산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경량화 언어 모델(SLM)을 기반으로 채팅방에 읽지 않는 '메시지 요약해 주기' 기능과 '메시지 말투 바꾸기' 기능을 출시했고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명의 이용자가 카카오톡의 AI 도구를 경험했다. 홍 대표는 "특히 2030의 젊은 이용자층에서 카카오톡의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은 더욱 긍정적"이라고 자평했다.

아울러 현재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코GPT 2.0'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코GPT 2.0는 카카오 서비스에 실제 적용되기 충분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현재 공동체 내부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카카오 생태계 내 많은 서비스들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비용 경쟁력과 서비스의 효용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자체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과 글로벌 AI 모델을 유연하게 고려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전략을 펼쳐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한국 진출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이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선명해 중국 커머스의 거래액의 성장이 가파른 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상품과 가격대 등 네이버 쇼핑이 제공하고 있는 상품 커버리지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규모 자체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쇼핑의 경우 경쟁 상대일 뿐 아니라 전략적인 파트너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동향이나 파급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며 "몇 년 전부터 네이버 플랫폼에 데이터베이스(DB)를 연동하는 등 광고를 집행 중이고 최근에도 급성장하고 있는 테무 역시 국내 시장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만큼 광고 집행 규모도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부분은 네이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커머스는 크게 보면 '가치 소비'와 '가격 소비' 2개로 나눠볼 수 있는데 가격 소비 이커머스 플랫폼은 영향을 받을 거로 생각한다"며 "카카오는 가격 소비보다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고 있고 가치 소비의 플랫폼은 아직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참여하면서 마케팅 수요가 늘어나 광고비 집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이커머스 플렛폼 시장이 알리와 테무 위주로 재편된다면 마케팅 비용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서 이건 좀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