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의 지난해 실적이 엇갈린 가운데, 두 회사가 올해는 애플 효과에 힘입어 각각 굳히기와 회복을 노리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여전히 지정학적 위기, IT 제품 수요 둔화 등 불확실성이 존재해 결국 선제적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이 필요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영업익 5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영업익 2조100억원이라는 성과를 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 2조5000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적자폭은 전년 대비 20.4% 늘었다.

이런 결과는 3분기 어느 정도 예상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4종에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조립 과정에 이슈가 발생해 공급이 지연됐다.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의 지난해 3분기 매출 8조2200억원, 영업익 1조94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3.6%에 달했다. 지연된 물량까지 추가로 확보하면서 반사 수혜 효과까지 얻었다.

LG디스플레이는 같은 3분기에 영업손 662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6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4분기에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연말 IT 수요로 적자폭을 줄이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비교해 아쉬운 결과였다. 지난 2022년 6월 기점으로 LCD(액정 표시장치) 사업을 완전 철수하고 중소형OLED에 집중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올해도 OLED 패널 공급이 양사의 실적으로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패드 제품에 IT용 OLED 패널을 채택할 것이라 전망했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약 1000만대 가량으로, 탑재될 OLED 패널은 모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할 것이라 분석했다. 공급 비중은 LG디스플레이가 11형, 12.9형에 총 600만대, 삼성디스플레이가 11형에 40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도 확장 채택 가능성이 높다. SK증권에 따르면 애플의 OLED 적용 모델은 올해 1000만대를 기점으로 2025~6년에는 연간 4000만대씩 아이패드 일반 모델에, 2026~7년에는 맥북 · 아이패드 · 아이폰 폴더블 등 전체 제품 라인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설비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늦어졌던 OLED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1조3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이 중 4159억원을 중소형 OLED 시설 투자에 투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투입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는 생산능력이 부족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시설 자금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의 마무리 투자에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8.6세대 IT용 OLED 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8.6세대에서는 연간 1000만개까지 제조할 수 있다. 오는 2026년까지 4조 10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우려는 존재한다. 우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여전히 좋지 않으며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1월 삼성디스플레이 실적 발표 당시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글로벌 경기부진 및 지역 갈등 지속 등으로 정체가 예상된다"며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 안에서도 패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고 특히 하이엔드 부문에서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애플이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의 OLED 패널 주문량을 줄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IT매체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이 협력업체에 초기 주문량 1000만대를 700만~800만대로 조정했다고 전했다.

[사진: LG디스플레이]
[사진: LG디스플레이]

결국 디스플레이 양사 모두 선제적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성이 좁혀진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기술 유출 적발 건수는 현재 디스플레이 기술 상황을 자조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전체 23건의 적발 건수 중 반도체 분야는 15건이 나왔고, 디스플레이 분야는 3건이었다.

이이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피해 비중이 대체로 비슷했지만 최근에는 중국으로 일부 디스플레이 제품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반도체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CES 2024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제품은 양사의 투명 OLED 제품이었다"며 "슬라이더블, 차량용 등 고부가가치 OLED 제품 시장을 이끌 기술 개발에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해 5월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점유율 50% 달성해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은 중국이 42.5%로 가장 높고 한국은 36.9%로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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