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입구의 로고 [사진: 연합뉴스]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입구의 로고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LG그룹이 계열사별 세대교체를 단행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구본부 선대회장 시절 핵심 인사인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고, 실적이 부진했던 LG디스플레이의 정호영 사장이 물러나면서 성과주의 기반 혁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LG그룹은 22일부터 24일까지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3명의 최고경영자(CEO)가 신규 선임되고 사장 4명이 승진하는 등 총 139명이 승진했다. LG는 성과주의와 미래준비 기조 아래, 지속 성장을 이으면서도 분야별 사업경험과 전문성, 실행력을 갖춘 실전형 인재를 발탁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광모 회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한 점이 눈에 띈다. 권 부회장 용퇴에 따라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나왔으나, 별다른 변화없이 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2인 체제를 유지했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 입사를 시작으로 44년 동안 LG그룹에 몸 담으며 여러 굵직한 성과를 냈다.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 등 17년 동안 LG그룹 내 최고경영자를 두루 맡았다. LG에너지솔루션에는 '리콜 이슈'로 위기를 맞이했던 시기에 소방수로 부임해 기업공개(IPO), 취임 당시 200조원 안팎의 수주 규모를 500조원까지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장기적 미래 발전을 위해 후계자로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자을 택하며 미래 준비에 나서게 됐다.

올해 LCD 판가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LG디스플레이도 사령탑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기술 전문가인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정호영 사장이 퇴임한 자리를 메꿨다. LG디스플레이가 사업 부진을 거듭해온 만큼, B2B 사업과 IT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계열사 CEO를 이동시켜 OLED 중심 사업 강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 이동으로 자리가 빈 LG이노텍 대표이사에는 70년생 리더인 문혁수 LG이노텍 CSO 부사장이 임명됐다. 당초 내년 3월까지 임기였던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창사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등 성과에 따라 연임에 성공했다. 아울러 박형세 HE사업본부장과 정대화 생산기술원장,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 등 4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체적으로는 총 139명의 승진, 99명의 신규 임원 등 인사가 단행됐다. 지난해(160명)와 비교해 승진자는 줄었고, 여성 인재 9명(신규임원 8명)으로 작년과 같았다. 신규임원의 평균 연령은 49세로 지난해와 동일했으며, 1980년대생 임원 5명 등 신규 임원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로 젊은 인재 등용에 주력했다.

LG는 미래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올해 31명의 연구개발(R&D) 인재를 승진시켰다. 이중 그룹 신성장동력 분야인 ABC(AI, 바이오, 청정에너지) 16명, 소프트웨어 8명 등 24명이 승진했다. 이에 따라 그룹 내 R&D 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인 203명(전년 196명)으로 확대됐다.

LG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선임된 최고경영진들은 구본무 선대회장 재임 당시 임원으로 발탁된 이후 구광모 대표 체제에서도 중책을 맡으며 차세대 경영인으로 지속 육성, 앞으로 LG의 고객가치 철학을 구현하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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