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 '사이드불릿' [사진: 사이드불릿 홈페이지 갈무리]
데브시스터즈 '사이드불릿' [사진: 사이드불릿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국내 게임 업계가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수익성 낮은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아예 개발 자체를 취소하는 등 선택에 집중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의 '사이드불릿'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7일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이 게임은 올해 초 스팀에서 '데드사이트클럽'이란 이름으로 출시 후 지난달 5일 '사이드불릿'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에 재출시됐다. 

사이드불릿은 '쿠키런' 지적재산권(IP)에 의존도가 높은 데브시스터즈의 도전작으로 꼽힌다. IP와 장르, 플랫폼까지 모두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지만,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를 맞게 됐다. 

지난해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데브시스터즈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회사는 이지훈, 김종훈 공동 대표의 무보수 책임 경영과 희망퇴직 등 경영 효율화에 힘쓰고 있다. 사이브불릿의 서비스 종료도 '쿠키런: 마녀의 성', '쿠키런: 모험의 탑' 등 내년 신작 출시를 위한 선택과 집중의 결정으로 해석된다. 

데브시스터즈는 "2024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철저한 경영 효율화 및 손익 관리 등을 통해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넥슨 '베일드 엑스퍼드' [사진: 베일드 엑스퍼드 홈페이지 갈무리]
넥슨 '베일드 엑스퍼드' [사진: 베일드 엑스퍼드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원톱으로 불리는 넥슨도 출시 7개월 만에 '베일드 엑스퍼트'의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내달 14일 서비스가 종료된다. 

넥슨의 개발 자회사인 넥슨게임즈가 제작한 팀 대전 슈팅게임인 베일드 엑스퍼트는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 5월 19일 스팀에서 얼리 엑세스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 10월 첫 정규 시즌을 시작했으나, 스팀 동시 접속자 수가 500명 안팎을 기록하며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그간 베일드 엑스퍼트의 부진은 개발사인 넥슨게임즈의 실적에도 부담을 줬다. 3분기 보고서 기준 넥슨게임즈의 전체 직원은 1216명에 달하며, 인건비는 약 329억원을 기록했다. 넥슨게임즈의 3분기 매출은 565억원이다. 개발사의 경우 인건비가 개발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베일드 엑스퍼트의 개발 인원을 다른 신작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 현재 넥슨게임즈는 루트슈터 '퍼스트 디센던트'를 비롯해 '야생의 땅: 듀랑고'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DX',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한 '프로젝트 DW' 등을 준비 중이다. 특히 퍼스트 디센턴트는 최근 진행한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약 200만명의 이용자들이 참여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라인게임즈도 생존을 위한 과감한 선택을 했다. 올해 출시 예정작이던 '퀀텀나이츠'의 개발을 중단한 것이다. 이 게임은 라인게임즈가 6년간 공을 들였으나 개발사의 경영난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개발사인 스페이스다이브는 지난 2017년 설립 이후 퀸텀나이츠 개발에만 전념했으나 지난달 진행한 체험판에서 유저들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개발을 접게 됐다.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IP를 활용한 신작 2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네시삼십삼분도 오는 30일 9년간 서비스를 이어온 '회색도시2'의 서비스를 종료한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현재 권준모 의장이 이끄는 자회사 '디랩스'를 위주로 블록체인 게임 회사로 변화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카카오게임즈는 내달 20일부로 37종의 스낵게임 서비스를 종료한다. 지난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7년만이다.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노리며 선보인 스낵게임에 대해 향후 수익성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단어가 바로 '경영 효율화'"라며 "사정이 나은 몇몇 회사를 제외하면 당분간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는 상황으로 앞으로도 예전보다 빠른 템포로 서비스가 종료되는 게임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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