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잠수교에서 루이비통이 사상 첫 프리폴(Prefall) 패션쇼를 열었다 [사진: 루이비통]
29일 서울 잠수교에서 루이비통이 사상 첫 프리폴(Prefall) 패션쇼를 열었다 [사진: 루이비통]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1020세대의 명품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명품 소비 관련 인식' 조사 결과 명품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주로 10대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구입이 나이와 관계가 없다는 답변은 지난해 17.2%에서 올해 22.9%로 5% 넘게 올랐다.

명품을 처음 접하는 나이대는 20대(45.6%)와 대학생(35.8%)이 가장 높았고 고등학생(26%)과 30대(22.9%)가 그 뒤를 이었다. 명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응답은 71.6%에 달했으며 10명 중 8명 이상(84.6%)은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도 국내 소비자가 명품 수요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지난 1월 보고서에는 "2022년 고급 패션브랜드 시장 성장세는 MZ세대 덕분이었다"라며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의 명품 첫 구매 연령은 15세로 M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 출생)보다 3~5년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쇼핑 사이트의 확산으로 어린 나이에 명품을 소비하는 경향은 2010년 이후 출생하는 알파세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서 촉발한 1020 명품 사랑

10대와 20대 명품 소비 증가는 지난 2020년부터 두드러졌다. 당시 자신이 잘났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재산이 많은 것을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퍼졌다. 특히 10대를 중심으로 일상을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해외 명품 브랜드는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 에비뉴엘을 찾았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0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 에비뉴엘을 찾았다 [사진: 연합뉴스]

각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들의 한국 방문이 눈에 띈다.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 최고경영자(CEO)는 18일부터 내년 4월 14일까지 서울 디뮤지엄에서 진행되는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 전시 기념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앞서 3월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장녀 델핀 아르노, 둘째 아들 알레상드르 아르노와 국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을 찾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패션쇼가 국내에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4월 루이비통이 한강 잠수교에서 올해 첫 프리폴 패션쇼를 진행했으며 구찌는 5월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선보였다. 프라다는 지난 9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제10회 프라다 모드를 개최했다..

청소년이 선망하는 K팝 스타들이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홍보대사)가 된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뿐만 아니라 멤버 대부분이 10대인 뉴진스, 아이브와 같은 아이돌 그룹들도 명품 앰배서더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뉴진스의 경우 멤버들 전원이 루이비통, 버버리, 디올 등 명품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됐다.

경기 불황에도 '두 자릿수 성장률' 보인 명품업계

그러면서 실제로 국내 명품 시장 성장세는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 1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2만원)로 미국(280달러)와 중국(55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국내 명품 소비 총액은 168억달러(약 21조원)로 전년 대비 24% 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4% 성장한 약 18조6000억원으로 세계 7위 규모까지 올라갔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경기는 불황이었지만 명품 브랜드는 호황이 이어졌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6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상승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1조6922억원으로 15.3%, 샤넬코리아는 1조5913억원으로 30.0% 뛰었다. 

이 기간 3사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무려 28%에 달한다. 에르메스코리아는 무려 32.4%였으며, 루이비통코리아는 24.6%, 샤넬코리아는 26.5%였다. 이들 외에도 디올, 프라다, 티파니, 롤렉스 등 상위 명품 브랜드의 실적이 모두 역대 최고를 찍었다. 반면 작년 국내 2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한자릿수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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