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컴투스로카 CTO(왼쪽부터), 신현승 컴투스로카 대표, 이영헌 컴투스로카 COO [사진:컴투스]
김동원 컴투스로카 CTO(왼쪽부터), 신현승 컴투스로카 대표, 이영헌 컴투스로카 COO [사진:컴투스]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만년 유망주’로 불리던 가상현실(VR) 게임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글, 메타, 애플 등 빅테크들이 하드웨어 기기를 선보이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콘텐츠로 VR게임도 훈풍을 타기 시작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내 게임사 컴투스가 VR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컴투스의 자회사 컴투스로카는 지난 2021년 설립돼 VR 게임 개발에 돌입했다. 국내 게임사 중 VR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는 아직 많지 않다. 유망주로 불리긴 하지만 초기 시장인 만큼 수많은 난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쉽지 않은 도전임에도 컴투스로카는 VR 게임시장에 뛰어들었다. 왜일까?

“2014년도부터 VR게임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당시 출시됐던 VR하드웨어는 매우 무겁고 줄도 많아 불편했다. 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몇 개 없었다. 그러다 2020년에 출시된 메타퀘스트2를 직접 플레이해보고 모바일 시장처럼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존의 출시된 게임들을 보다 좀 더 재미있는,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

지난 13일 판교 컴투스로카 사옥에서 만난 신현승 컴투스로카 대표의 말이다. 다수의 빅테크가 VR시장에 뛰어들면서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오랫동안 합을 맞춰온 팀원들과 VR 게임 개발에 도전하게 됐다는 것. 회사 설립 후 컴투스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자회사로 편입돼 지금의 컴투스로카가 탄생했다고 한다. 

다크스워드 이미지 [사진:컴투스]
다크스워드 이미지 [사진:컴투스]

컴투스로카는 설립 이후 약 1년 간 개발을 거처 첫 작품으로 ‘다크스워드: 배틀 이터니티(이하 다크스워드)’를 선보였다. 다크 판타지 액션RPG로 언리얼 엔진 기반의 화려한 그래픽과 끊김없는 속도감있는 전투가 특징이다. 

다크스워드는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공개됐다. 컴투스로카는 다크스워드를 지난 2월 피코(PICO) 중국 스토어에 출시한 후 지난 6월 메타 스토어에 다크스워드를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타 회사들은 메타 스토어 시장에 먼저 출시한 후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을 택한다. 메타가 전 세계 VR 기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대표는 중국 시장에 제일 먼저 다크스워드를 선보였다. 

신 대표는 “중국은 국가 정책으로 VR산업을 키우겠다고 발표를 하면서 약 2500만대의 기기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밀고 있고 VR 산업 종사자들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었다”며 “아직 중국 시장이 작지만 서구권 시장보다 더욱 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피코를 통해 중국 시장에 먼저 진출해 인정을 받고 성과를 내고자 했다. 이후 중국 성과를 바탕으로 메타퀘스트 스토어에 출시할 수 있었다”며 “피코로 중국 시장을, 메타 스토어로 서구권 시장을 공략하자는 전략을 짰다”고 덧붙였다.

다크스워드는 지난 2월 피코 중국 스토어 출시 직후 전체 유료 앱 및 신규 출시 앱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어 지난 5월 업데이트 직후 유료 앱 순위 1위에 재등극했다. 메타 스토어에서는 매출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괄목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컴투스로카 이영헌 COO, 신현승 대표, 김동원 CTO [사진:컴투스]
왼쪽부터 컴투스로카 이영헌 COO, 신현승 대표, 김동원 CTO [사진:컴투스]

사실 이같은 다크스워드의 성과는 컴투스로카에게 예상 밖이었다고 한다. 다크스워드는 컴투스로카의 첫 작품인 동시에 도전작이다. 액션RPG 장르는 VR게임 시장에서 주 인기 장르와 거리가 먼 다소 매니악한 장르이기 때문이다. 실제 개발 당시 20~40세대의 남성 이용자들을 주 공략층으로 선정했다. 

이영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VR게임은 아무래도 연령층이 낮은 이용자들이 더욱 즐긴다. 리듬 게임이나 아이언맨, 어몽어스 등 인기 지식재산권(IP)을 강조한 게임, FPS 장르의 게임 등이 인기가 많다”며 “이외에 면도하기, 요리하기 등 간단한 캐주얼 게임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게임의 진화 과정을 보면 초반 캐주얼 게임들이 먼저 성과를 보고 이후에 하드한 게임이 인기를 형성했다. 지금은 매니아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볼수 있다”며 “다크스워드는 세계관이 다크 판타지다보니 아이들이 하기에는 무서운 분위기다. 마이너한 장르임에도 성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게임 개발 기간 1년만에 이같은 성과가 나올수 있던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김동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문 게임팀’이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모회사 컴투스의 든든한 지원덕에 VR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내는 등의 외적인 활동 없이 오로지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 CTO는 “사실 저희 팀원들 중 VR 게임을 개발해 본 인물이 한 명도 없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VR게임을 개발하고 성과를 낼 수 있던 성장 동력은 저희가 전문 게임팀이라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모회사 컴투스가 만들고 싶은 대로 게임을 만들고 있도록 지원해줬고 방향성 변경 등의 고민 없이 초기 계획했던대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컴투스로카는 다크스워드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차기작은 아직 미정이다. 아직은 다크스워드 게임 서비스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오는 28일에는 피코와 함께 차이나조이 전시회에 나간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B2B 전시관에도 선보여진다.

신 대표는 “저희가 1단계 목표였던 빠르게 개발해 시장에 진입하는 시장 선점은 완수했다”며 “매출 성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VR게임 이용자들이 ‘해 볼만한 게임 없어?’ 할 때 추천받는 게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VR게임 플랫폼에 도전하고 있지만 저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며 “장기적으로 ‘로카가 만든 게임은 믿고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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