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0일 공개한 '픽셀 폴드(Pixel Fold)' [사진: 구글]
구글이 10일 공개한 '픽셀 폴드(Pixel Fold)' [사진: 구글]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구글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 '픽셀 폴드(Pixel Fold)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직접 경쟁하게 됐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구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공개했다.

Z 폴드4 대비 가로로 넓은 화면…자체 AP칩 장착

픽셀 폴드는 기존 스마트폰 두개 크기를 반으로 접는 형태의 폴더블폰이다. 접을 때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는 5.8인치(14.7cm), 펼친 후 내부 디스플레이는 7.6인치(19.3cm)다. 접었을 때 두께는 12.1mm로 갤럭시Z 폴드4(15.8mm) 대비 3.7mm 가량 얇지만, 무게는 283g로 갤럭시Z 폴드4(263g) 대비 무겁다. 외부 디스플레이는 1200nit 밝기에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내부는 해상도 2208x1840·1000nit 밝기·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구글 자체 칩인 텐서 2가 장착됐다. 카메라는 후면 3개·전면 1개·내부 1개 총 5개가 탑재됐다. 후면 카메라는 4800만 화소 메인과 각각 1080만 화소 초광각·5배 망원이 적용됐다. 전면부는 950만 화소, 내부는 800만 화소다. 배터리 용량은 4800mAh다.

픽셀 폴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4 대비 화면이 세로가 짧고 가로가 긴 형태다. 바형 스마트폰의 형태와 유사하고 체감상 더 넓은 화면을 제공한다. 힌지도 삼성전자가 채택한 U자형이 아닌 디스플레이가 딱 붙도록 하는 형태가 적용된 점도 차이점이다. 갤럭시Z 폴드4보다 두께는 얇으면서도 배터리 용량을 키운 점도 주목받을 만 하다.

업계에서는 픽셀 폴드가 구글의 첫 폴더블폰인 만큼, 삼성 갤럭시Z 폴드 시리즈에 비해 부족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P로 탑재된 텐서 2는 갤럭시Z 폴드4에 장착된 퀄컴 '스냅드래곤8+1세대'보다 최신이나 성능은 부족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스타일러스 펜을 지원하지 않고, 화면 2분할까지만 지원하는 점도 아쉽다는 평가다.

다만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직접 개발하고 있어 소프트웨어·앱 최적화에는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글은 픽셀 폴드 내부 디스플레잉에 맞춰 50여개 이상 앱을 최적화했다. 연말에는 안드로이드14 OS 업데이트를 통해 픽셀 폴드 기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구글이 공개한 픽셀 폴드 [사진: 구글]
구글이 공개한 픽셀 폴드 [사진: 구글]

삼성전자와 동맹서 적으로?…"생태계 확장 이점 더 높아"

시장에서는 이번 픽셀 폴드 출시로 삼성전자와 구글이 오랜 동맹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변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빙(Bing)으로 교체하려고 검토 중인 것도 의혹 제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글의 폴더블폰 시장 진출이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 서로 이점이 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구글의 참여로 폴더블폰 종류가 확대돼 이를 구매하려는 소비자 수요를 추가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구글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OS 기반 개발사들의 참고용 사례가 되는 점도 의미가 있다. 모바일 제품의 OS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는 기준이 되는 실제 제품이 필요하다. 실제로 구글은 과거 넥서스 시리즈부터 픽셀 시리즈 등을 레퍼런스(Reference) 폰으로 출시해온 바 있고, 픽셀 폴드 역시 그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해석이다.

구글이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폴더블에 최적화된 OS가 업데이트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폴더블의 특징을 활용한 앱이 개발되거나, 넓어진 화면 크기에 걸맞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가 등장할 수 있다. 폴더블용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에 따라 삼성전자의 폴더블 시리즈도 간접적 이점을 받게 된다.

폴드 픽셀 시리즈가 삼성전자로부터의 부품 의존도가 높은 점도 의미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고, 텐서 2 AP 및 스마트폰 카메라 이미지센서 등을 삼성전자가 제조하고 있다. 픽셀 폴드 판매가 늘수록 삼성전자 타 사업부 및 계열사의 실적도 늘어나는 셈이다.

물론 불안요소도 남아 있다. 픽셀 폴드의 판매량이 예상보다도 커질 경우 갤럭시 Z 시리즈와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해서다. 하드웨어 요소에서는 갤럭시 Z 시리즈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지만, 구글이 OS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경쟁 구도를 배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생태계 진입에 따른 효과가 즉각적으로 발생할 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 시장의 구도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 간에서 형성돼 왔던 만큼, 애플의 폴더블 시장 참여가 더욱 중요한 요소로 꼽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출하량 규모는 약 142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 중 1.2%의 비중을 차지했다. 폴더블폰 시장은 연평균 27.6% 성장해 2027년 4810만대, 전체 시장 중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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