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 [사진: EPA=연합뉴스]
SMIC [사진: EPA=연합뉴스]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황에서도 내수에 힘입어 작년 매출이 약 34% 늘어났다고 밝혔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MIC는 연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6% 늘어난 72억달러(약 9조4000억원)라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18억달러(약 2조3500억원)로 작년 한 해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라고 밝혔다. 수익성 지표인 총이익률도 작년 38%로 전년의 30.8%에서 올랐다.

다만 이러한 총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 60% 이상을 기록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비교하면 한참 뒤처진다고 SCMP는 설명했다.

SMIC는 작년 매출의 74%를 내수 시장에서 창출했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4%포인트 늘어난 비율로, 중국 내에서 성숙 공정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사의 생산력이 여전히 시장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술 수준은 글로벌 경쟁사들에 뒤처져있다고 인정했다.

애리사 류 대만경제연구소 연구원은 SCMP에 "SMIC의 이익률은 지난 2년여 성숙 노드를 중심으로 반도체 부족 속에서 부분적으로 보호됐다"며 그러나 중국에서 성숙 노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흔들리는 가운데 결국 생산 과잉과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규제가 올해나 내년에 SMIC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관계를 이유로 2020년 말 SMIC를 무역 제재 대상인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이러한 규제 속에서 SMIC의 지난해 연구·개발(R&D)비 지출은 매출 10.1%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캐나다 반도체 정보업체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는 지난해 7월 미국 제재에도 SMIC가 7나노미터 첨단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따. 이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는 SMIC는 이번 연간 보고서에서 일부 기술을 엿보게 했지만 구체적인 기술력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MIC는 817개의 특허를 출원해 400개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현재 SMIC의 발명 특허는 총 1만2963개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14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SMIC는 28나노 공정이 가장 인기 있는 노드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28나노 파운드리 공장 4개를 짓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 속에서 반도체 자급자족을 외치며 암묵적으로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나 SMIC는 중국 내에서 조달을 늘리고 있음에도 일부 중요한 원자재, 부품, 소프트웨어, 핵심 장비 등은 세계적으로 자격을 갖춘 공급업체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대부분이 중국 밖에 있다고 지적했다.

SMIC는 또한 중국 반도체 분야 심각한 숙련 노동자 부족 속에서 직원 탈취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다만 직원의 처우를 개선한 덕에 작년 인재 유출이 크게 둔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의 10.8%에 해당하는 2천326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두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연봉은 6만6000달러(약 8600만원)라고 공개했다.

SCMP는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MIC의 기술 인재들은 베이팡화창 같은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탐내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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