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GS타워. [사진: GS]
서울 역삼동 GS타워. [사진: GS]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GS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꼽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업체 ‘휴젤’을 품은 데 이어 치과 구강 스캐너 전문 기업 ‘메디트’ 인수에 나섰다.

다만 GS그룹이 그동안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보였던 보수적인 전략, 그리고 그룹 포트폴리오와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하면 GS가 메디트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과 GS컨소시엄을 결성하고 글로벌 메디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메디트의 매각 주관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매각대상은 유니슨캐피탈과 창업주 및 임직원이 보유한 지분 전량이다. 매각 주관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담당한다.

예비입찰에 GS컨소시엄 등 8~9곳이 응찰했고,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GS컨소시엄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CVC 등 세 곳이 선정됐다. SK그룹도 메디트 투자설명서(IM)을 수령, 지주 바이오센터를 통해 인수를 검토했으나 이번 입찰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메디트는 2000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3차원(3D) 치과용 구강 스캐너 기술 기업이다. 유니슨캐피탈에 인수된 후 경영진 보강 등을 통해 치과용 구강 스캐너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시장에서는 메디트의 가파른 성장세와 최근 동종 업체의 매각 당시 거래 배수 등을 감안할 때 매각가가 4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메디트 매출액은 유니슨캐피탈이 투자했던 시점인 2019년 대비 약 2.5배 성장한 1906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PEF들이 원매자로 대거 이름을 올린 상황에서 국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GS그룹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실제 GS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단 평가를 받아왔다. 

GS그룹은 2020년 허태수 회장 체제에 돌입, 바이오 사업에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해 8월 국내 보툴리눔 톡신 1위 기업 휴젤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2004년 LG그룹 계열 분리로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바이오 사업 진출을 알렸다. 같은 맥락에서 메디트 인수전 역시 GS그룹의 바이오 사업 확장 일환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메디트 인수는 허서홍 GS 부사장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은 휴젤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다만 GS가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메디트의 경우 몸값이 최대 4조원에 이르는 대형 매물인데다, GS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휴젤을 품에 안았지만 GS그룹은 M&A에 있어 아직까지 보수적 이미지가 강하다.

GS 관계자는 “메디트 인수 관련해 다양한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한편, GS그룹은 백신 개발에도 나선 바 있다. 싱가포르 백신 기업 RVAC 메디신스(Medicines)가 지난 4월 진행한 1억 4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 펀딩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RVAC 메디신스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을 활용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 시장에서는 mRNA 플랫폼을 업계 미래를 이끌 차세대 기술로 주목하고 있다. RVAC 메디신스는 GS그룹 등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기반으로 mRNA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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