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가 금리 인상과 물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를 뚫고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타며 기대 이상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수익 저하로 반도체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하반기 반도체 전망에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 유연한 전략적 대처가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2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7조2036억원, 영업이익 14조97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25%, 영업이익은 12.18% 증가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경기 침체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부문이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DS부문은 매출 28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9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비중은 전체의 70%에 달한다.

사업별로 보면, DS부문 메모리사업부는 거시경제 불확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비자 중심 수요가 강한 PC, 모바일 등 탑재처 제품에서 약세를 탔다. 이 가운데 D램은 서버 시장의 일부 부품 공급 이슈에도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면서 서버향 최대 분기 판매량을 달성했다. 낸드는 고용량 제품이 지속 성장세를 띠면서 512Gb SSD 중심 서버 시장 대응을 통해 판가를 유지했다. 하지만 모바일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전반적인 출하량은 기존 전망치 대비 하회했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2분기 비우호적 경쟁 환경에 따라 주요 응용 제품 수요가 부진했다. 하지만 대량판매 시스템온칩(SoC)과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지난 분기 대비 실적이 좋아졌다.

파운드리사업부는 고성능컴퓨팅(HPC) 중심 선단 공정 수주와 수율 개선이 이어지며 역대 2분기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가격 현실화와 비용 개선으로 수익성이 높아져 미래 투자 재원 마련에 한발짝 다가섰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업부(SDC)는 소비심리 위축, 대형 LCD TV 패널 판가 하락 등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이 이어졌지만, 중소형 부문에서 스마트폰 플래그십 중심 판매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냈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갤럭시S 22시리즈의 울트라모델 중심 판매가 확대되는 등 플래그십, 하이엔드 제품군 판매가 확대됐다.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TV 시장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수요 둔화에 따라 실적이 감소했고, 생활가전 사업부는 비스포크 라인업 확대에 따라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지만 원가 부담으로 이익이 줄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맞춰 각 사업부가 유연한 대응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메모리 시장은 기회요인과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작은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PC와 모바일 등 소비자 중심 수요는 약화될 전망이 있지만, 고용량 및 고성능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고객사와 긴밀히 협의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버 전망과 관련 "서버 시장은 생활에 필수적이고 업무 상당 기반이 이를 중심으로 돼 있고, 인공지능(AI)이나 신성장 분야 핵심 인프라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거시경제 이슈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서버라고 해서 기업의 온프레미스 환경과 데이터센터의 퍼블릭 환경을 병렬로 확대하는 경향이 있어 어느정도 견조하게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게 아니라 서버용 수요 하락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과의 긴밀한 협업과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의 방안으로 대응해 나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피재걸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차량용 SoC도 미주 고객 제품을 수주하며 사업 확대 발판을 마련했고, DDI는 분기 기준 업계 매출 1위를 재탈환했다"며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으나 5G SoC 라인업 확대와 2억 고화소 이미지 센서 공급을 극대화해 전년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쟁력에 대한 의문과 사업 중단 가능성이 제기된 엑시노스에 대해서는 "엑시노스의 사업 중단 소식은 사실이 아니다. 현재 SoC 사업 모델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피 부사장은 "설계자산(IP)별 선도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주요 고객사 마켓 쉐어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외 웨어러블, 태블릿 등 다양한 채용처로 엑시노스의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문수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안정적인 파운드리 공급을 위해 여러가지 요소를 다각도로 분석해 지속 투자할 것"이라며 "신규 라인으로 평택은 2023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가격 현실화와 수익성 개선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에는 자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수익성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GAA 3나노 공정 기반 양산에 돌입한 삼성전자 [사진: 삼성전자]
GAA 3나노 공정 기반 양산에 돌입한 삼성전자 [사진: 삼성전자]

개발 중인 3나노 GAA(Gate-All-Around) 2세대의 개발 일정과 고객사 확보 관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부사장은 "3나노 2세대 제품은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모바일 응용처에서 복수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고 다수 HPC, 모바일 고객과 수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권영 SDC 부사장은 "선제적 시장 변화를 대비해 사업 구조를 전환해왔으며, 두 가지 분야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최 부사장은 "스마트폰 시장 내 OLED 패널 침투율이 40%로 올라감에 따라 대부분을 차지하던 LCD 패널을 OLED로 전환하겠다. 또 IT, 자동차(Automotive), 게이밍 등에서 OLED의 필수성을 알리고 관련 기술을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고 극한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요하는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을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중"이라며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어왔던 인프라를 전부 활용해 전·후방 산업 모두 리딩하며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구 MX사업부 상무는 "스마트폰 시장은 당초 매출, 물량 기준 전년 대비 한자릿수 중후반대 성장이 예상됐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소폭 성장이나 전년 수준 유지로 하향 조정됐다"며 "프리미엄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증가되고 플더블 등 첨단 기술이 대중화 되며 플래그십 모델 중심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판매량은 소폭 감소할 수 있지만, 플래그십 판매 확대로 매출 성장시키고 ASP 상승을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하반기에도 S시리즈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고, 새로운 폴더블 시리즈의 진정한 대중화를 만들어 기존 노트 시리즈 신제품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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