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MVNO) 사업에 뛰어든다. 최근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 알뜰폰으로 영향력을 확대, 전체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영업정지와 무관한 알뜰폰을 통해 가입자 이탈을 막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중소 기업 알뜰폰 사업자들은 공정 경쟁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31일 LG유플러스는 최근 콘텐츠 유통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디어로그는 별정통신사업자 등록 절차를 밟는중이다.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한다는 협정서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하는 것을 검토중에 있다. 사업시기나, 규모 등 자세한 사항은 아직 논의중이다”며 “6월까지 영업정지 기간이기 때문에, 우리로선 최대한 빨리 준비해 알뜰폰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 LGU+ 직영점 (기사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오래전부터 알뜰폰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이 회사는 경쟁사보다 망 임대 가격 등의 조건을 유리하게 제시하면서 알뜰폰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의 전체 시장 점유율이 20%에 근접하며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점유율 시장에서,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사업자는 50%, KT 망을 임대하는 업체는 30%를 웃돌고 있다”며 “반면, LGU+ 알뜰폰 업체는 20%에 조금 못 미친다. 전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알뜰폰 업체를 늘리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가입자 방어에 성공하면서 지난달에도 50% 점유율을 지켰다. 지난 2월 기준 이동통신시장 전체 점유율은 SK텔레콤이 50.9%, KT 30.06%, LGU+ 19.87%로 집계됐다.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알뜰폰도 포함되기 때문에 자사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가 가입자를 많이 모을수록 이통사 점유율 유지에 도움된다.

다만, 미디어로그가 LG유플러스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인 만큼 사업 진출에는 제한적일 수 있다. 앞서, SK텔레콤의 지분 100% 계열사인 SK텔링크의 경우도 알뜰폰 제도가 일정 궤도에 오른 뒤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당시 미래부는 공정경쟁을 위해 몇 가지 제한 조건을 부과했다.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기존 업계의 판도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단말 수급이 용이하고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LG유플러스가 알뜰폰에 진출하면 곧바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삼성 계열사의 ‘에스원’의 경우 알뜰폰 진출 약 4개월만에 가입자수가 급증하면서 업계 3위 ‘에넥스텔레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편, 이통사의 알뜰폰 진출에 대해서는 시장 공정 경쟁 위배이며, 가입자 방어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가 이제 막 탄력을 받았는데, 대기업 이통사의 대리점으로 변질되어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본연의 취지가 무색해질까봐 우려된다”며 “이통사들은 오히려 망 도매댓가를 인하하는 등의 알뜰폰 지원 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우체국 알뜰폰을 통해 가입자 수가 급증하며 인지도도 함께 향상되고 있어 이번 LG유플러스의 진출도 환영한다”면서도 “시장 상위 사업자가 대기업 계열사로 재편되며 중소 업체가 고사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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